(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단기적으로 집값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될 때 '더 오를 거야'라는 기대, 즉 심리적인 요인이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적인 가격상승을 전망하는 이유로는 부동산만 한 대체투자처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4일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연구원이 지난해 8~10월 전국 7천 가구(보금자리론 이용 2천가구 포함)를 상대로 주택금융 및 보금자리론 수요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주택가격 상승을 예상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꼽은 단기(1년) 상승 요인은 심리적 요인(18.2%)으로 지목됐다.

1년 이내 집값 전망에 심리적인 기대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셈이다.





지난 7월 중순부터 시작된 서울의 주택가격 급등세도 심리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용산·여의도 통합개발을 비롯한 호재가 잇따르자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사야 한다는 불안심리가 가세하며 걷잡을 수 없는 국면으로 흘렀다.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현재 시장이 이성적이지 않다. 무주택자들의 불안심리까지 가세하면서 이사철 수요가 일찍 시작됐다"며 정부가 계속해서 집값 안정에 대한 시그널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투기지역 지정, 등록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축소 등 투기수요를 계속 억제하는 한편 실수요자를 위한 공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날 "공급이 부족하다는 우려에 2022년까지 공공주택 104만 가구를 공급하기로 한 데 이어 30만 가구를 추가로 공급하기로 발표했다"면서 "추석 전에 서울과 주변 지역에 양질의 서민 주택을 공급하는 프로그램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심리적 요인 다음으로는 대체투자처 부족(16.8%), 투기수요 증가(16.6%)가 뒤를 이었다. 활발한 재개발시장(16.5%),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15.9%)도 10%대의 응답률을 기록했다.

장기적으로는 부동산만 한 투자처가 없다는 대체투자처 부족 문제(20.4%)가 집값이 오른다는 기대를 가장 많이 뒷받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투기수요 증가(17.3%), 경기 회복 기대감(7.0%) 등 장기적 상승 요인은 단기적 요인보다 경제구조적 요인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가격 하락을 예상하게 하는 요인은 장·단기 모두 향후 공급물량의 증가가 첫 번째였다.

주택금융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주식시장이나 채권시장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기간산업에 투자하기보다는 부동산시장에 장기적인 투자를 선호하는 현상이 드러난 것"이라며 "국내 자본시장이 성숙하지 못한 것과 더불어 제조업 및 서비스업의 생산성 저하 등 경제적 기초체력이 낮아진 것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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