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4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협상 난항 우려에도 제조업 지표가 호조를 보인 데 따라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미 국채 가격은 무역 긴장 속에서도 경제 지표 호조와 공급 물량 증가에 큰 폭 하락했다.

달러화 가치는 무역분쟁과 이머징마켓 통화 불안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로 상승했다.

뉴욕 유가는 미국 주요 유전 및 정유설비 집중 지역인 멕시코만 일대에 발생한 허리케인에 대한 우려로 소폭 상승했다.

노동절 휴장 이후 다시 열린 이날 시장 참가자들은 무역 이슈,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 시장 동향 등을 주시했다.

미국이 오는 6일 중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지 주목되는 가운데, 캐나다와의 무역협상 기대도 다소 꺾였다.

지난주 미국은 캐나다와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체결에는 실패했지만, 이번 주 협상이 재개되고 긍정적인 발언이 이어지면서 타결 기대도 있었다. 그러나 지난 주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가 나프타에 포함될 필요가 없다고 언급하고, 의회에 무역협상을 방해하지 말라고 경고하면서 다시 긴장이 높아졌다.

터키와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 시장 상황도 불안하다.

아르헨티나는 전일 정부부채를 절반으로 축소하는 등 대대적인 긴축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은 재무장관이 미국 워싱턴을 찾아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하지만 정부의 적극적 조치에도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약세 흐름을 이어가는 등 시장 불안은 여전했다.

터키에서도 리라화 약세 현상이 다시 심화했다. 터키 중앙은행은 앞서 13일 예정된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성명을 내놓기도 했다.

이날 경제 지표는 공급관리협회(ISM)의 구매관리자지수(PMI)를 제외하고는 다소 부진했다.

ISM의 8월 제조업 PMI는 61.3으로 지난 2014년 5월 이후 약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탄탄한 미국 경제 상황을 확인했다.

시장정보제공업체 마킷의 8월 제조업 PMI는 전월의 55.3에서 54.7로 내렸다.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7월 건설지출은 전달보다 0.1% 늘어난 연율 1조3천150억 달러(계절 조정치)로 집계됐다. 시장 전망 0.5% 증가보다 낮았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34포인트(0.05%) 하락한 25,952.4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80포인트(0.17%) 내린 2,896.7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8.29포인트(0.23%) 하락한 8,091.25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과 캐나다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미국 경제 지표,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 시장 동향 등을 주목했다.

미국과 멕시코의 나프타 재협상이 타결되면서 느슨해졌던 무역 정책 관련 긴장이 다시 고조됐다.

미국과 캐나다는 지난주 협상 타결에 실패한 이후 이번 주 다시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에 대해 거친 발언은 내놓으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를 새로운 나프타 협정에 꼭 포함할 이유가 없다면서 의회에 캐나다를 제외한 멕시코와의 양자 간 협정도 반대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이번 주 미국이 중국 제품 2천억 달러어치에 대한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우려 등 무역 정책 관련 불안감이 다시 커졌다.

이날 뱅가드 FTSE 신흥시장 상장지수펀드(ETF)가 2.24% 하락하는 등 신흥시장 전반에 대한 불안을 자극했다.

뉴욕증시는 하지만 긍정적인 미국 경제 지표에 힘입어 낙폭을 줄였다.

주요 지수는 장중 한때 상승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아마존은 장중 한때 2% 가까이 오른 2,050.50달러까지 고점을 높이며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애플에 이어 두 번째로 시총 1조 달러 기록을 세웠다.

아마존 주가는 이후 반락해 1.33% 오른 수준에서 종가를 기록했다. 마감 가격 기준 시총은 1조 달러에 못 미쳤다.

또 나이키 주가는 국민의례 기립을 거부해 파문을 일으킨 미국프로풋볼(NFL)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49ers)의 전 쿼터백 콜린 캐퍼닉을 광고모델로 발탁한 영향으로 3.2%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NFL 선수들의 국민의례 거부를 강하게 비판했던 만큼 나이키가 정치적으로 설화에 휩싸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됐다.

업종별로는 통신이 1.12% 하락했고, 재료 분야도 0.81% 내렸다. 반면 금융주는 0.53%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무역정책 우려에다 통상적으로 변동성이 큰 9월을 맞아 증시의 상승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헌팅턴 프라이빗 뱅크의 존 오거스틴 수석 투자 담당자는 "증시가 다소 과열됐다"며 "향후 몇 달간 완만한 되돌림이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중간 선거를 앞둔 여름에 지수가 7%나 오르는 것은 드문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9.8%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2.33% 상승한 13.16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4.9bp 오른 2.902%를 기록했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5.9bp 상승한 3.068%를 보였다.

10년과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달 9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하루 수익률 상승 폭으로는 7월 23일 이후 최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보다 2.8bp 오른 2.657%를 나타냈다. 이 역시 7월 26일 이후 일간 최대 상승 폭이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22.4bp에서 25.2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노동절 휴장 이후 다시 열린 이날 시장은 휴장 영향에다 제조업 지표 발표를 앞두고 장 초반부터 하락 압력을 받았다.

대부분의 시장 참여자들이 여름 휴가에서 돌아와 금융시장으로 복귀하기 때문에 9월에는 통상 기업들이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날도 일부 투자자들은 화이자와 유니레버 등 고수익 회사채를 사기 위해 국채를 판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제조업 활동 지표를 통해 무역 관세가 경제 모멘텀을 훼손하는지를 지켜보자는 심리 속에 10년 만기 기준으로 1.8bp 오르던 국채수익률은 지표 발표 후 상승 폭을 늘렸다.

이번 주 비농업 고용 지표 등 관심을 끄는 지표들이 대기하고 있는 가운데, 제조업 활동 지표를 통해 미국 경제의 탄탄한 모멘텀이 3분기에도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제프리스의 토마스 심슨 선임 경제학자는 "몇 달간 지속한 관세와 무역 장벽에 대한 우려에도 제조업에 올해는 최고의 한 해"라며 "관세와 자연 인플레이션 압력에 따른 투입 재료비 상승에도 전체적인 활동이 크게 위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심슨 경제학자는 "경기침체를 예고하는 어떤 지표도 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예상보다 좋은 지표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올해 적어도 2번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가 높아졌다. 연방기금선물은 연준이 올해 2번 이상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75% 반영했다. 이는 한 달 전 67%보다 늘어난 것이다.

지표 외에 그동안 장기물 국채 값을 지지했던 무역분쟁 이슈도 주목했다.

시포트 글로벌의 톰 디 갈로마 채권 디렉터는 "경제가 강한 데다 노동시장도 탄탄해 연준이 금리 인상에 더 공격적인 접근을 할 가능성이 크다"며 "수익률 상승 흐름을 보면 가능성이 매우 크며 금리가 여기에 머무를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입찰이 이어졌다.

480억 달러 규모의 3개월 만기 국채는 2.095%에 발행됐다. 응찰률은 2.88배며 낙찰률은 직접 44.2%, 간접 4.9%였다.

420억 달러 규모의 6개월 만기 입찰에서는 응찰률 3.03배 속에 2.240%에 발행됐다. 직접이 48.9%, 간접이 3.2%였다.

이탈리아 국채는 안도 랠리를 이어갔다.

신용평가사 피치가 이탈리아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췄지만, 등급 자체를 강등하지는 않았고, 재무장관이 재정적자를 GDP의 2%를 목표로 하겠다고 밝혀 우려를 덜었다. 유럽연합(EU)은 회원국의 재정적자를 GDP의 3%로 제한하고 있다.

등급 검토 결과를 앞두고 등급 하향까지 고려했던 투자자들은 등급 동결에 이탈리아 국채 매수세로 돌아섰다.

10년 만기 이탈리아 국채수익률은 16.5bp 하락한 3.0020%를 기록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조나단 콘 금리 전략가는 "이탈리아 정부의 2019년 예산안과 관련된 혼재된 메시지가 나오면서 이탈리아의 재정 전망을 둘러싼 잠재적 위험에 시장이 다시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1.44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1.02엔보다 0.42엔(0.38%)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586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617달러보다 0.0031달러(0.27%)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9.12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9.02엔보다 0.10엔(0.08%)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0.33% 상승한 95.402를 기록했다. 이날 장 초반 8월 24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95.734까지 오르기도 했다.

미국이 중국에 새롭게 매기게 될 무역 관세에 대한 업계 의견 수렴 기간이 이번 주 끝남에 따라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가 언제부터 부과될지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에 캐나다가 포함될 필요가 없다고 비난하는 등 캐나다와의 무역 협정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날 제조업 활동 지수가 14년래 최고치로 치솟는 등 경제 지표 호조도 달러 강세에 도움이 됐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감을 높였다.

SEB의 리차드 폴켄홀 선임 외환 전략가는 "이번 주 무역 전쟁 우려가 커지고, 이머징마켓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달러는 가장 방어적인 통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BBH의 마크 챈들러 글로벌 외환 전략 대표는 "지난주 중반 새롭게 고조된 무역 긴장을 보고 있으며 경제 지표 호조가 연준의 금리 인상을 지지하고 있다"며 "달러 강세 흐름이 재개됐다"고 설명했다.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선임 외환 전략가는 "달러가 위험통화는 물론 전통적인 안전통화인 일본 엔과 스위스 프랑에도 오르고 있다"며 "이는 안전통화로서의 매력과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에 따른 높은 수익률 제공 통화라는 점이 부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폴리 전략가는 "일본이나 스위스보다 높은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이 달러에는 득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역 분쟁 우려로 달러 대비 중국 위안화는 소폭 약세를 보였고, 캐나다 달러는 6주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챈들러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 같다"며 "그는 캐나다와 유럽, 중국에 대해서는 타협할 기분이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브렉시트 우려에다 영란은행(BOE) 총재 임기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더해져 달러 대비 파운드화 역시 1주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머징마켓 통화는 다시 하락세를 보였다. 수출 주도의 이머징마켓에 다시 높아진 무역 긴장이 부담이 됐다.

JP모건의 이머징마켓 통화 인덱스는 8월 중순 기록했던 연저점을 하향 돌파했다. 지난해 5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달러-랜드는 전일 14.8544랜드에서 이날 15.3354랜드로, 3% 이상 올랐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부진하면서 경기침체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 영향이다.

BBH는 "2009년 1분기와 2분기 이후 연속으로 성장률이 축소된 경우는 보지 못했다"며 "전반적으로 약한 성장, 높아지는 인플레이션, 확대되는 외부 부채가 랜드화에 하락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달러-아르헨티나 페소는 급등락을 거듭하는 등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올해 들어 달러는 아르헨티나 페소 대비 104.6% 급등했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금리 인상에 이어 국제 투자자들의 불안을 억제하기 위한 긴축 프로그램을 공개했지만, 불안이 가시지는 않았다.

인도 루피는 다시 사상 최저가를 경신했으며 터키 리라와 멕시코 페소도 하락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07달러 (0.1%) 상승한 69.8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허리케인 고든이 멕시코만 일대 미국의 원유 생산 및 정유 활동에 타격을 줄 가능성을 주목했다.

허리케인 고든은 이날 오후부터 멕시코만 일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보됐다.

이를 앞두고 아나다코 등 일부 석유회사들은 예방적 차원에서 생산 장비 운영을 중단한 상황이다.

멕시코만 일대는 미국 내 원유 생산의 17%가량을 담당하고 있고, 정유설비도 집중되어 있다.

허리케인에 대한 부담감이 부각되면서 장 초반 유가는 전장 대비 1% 이상 상승하는 등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다.

이란 산유량에 예상보다 빠르게 줄어들 것이란 우려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험 등도 유가에 꾸준한 상승 재료로 작용 중이다.

유가는 하지만 허리케인 우려가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오후 장에서 상승 폭을 줄였다.

WTRG의 제임스 윌리엄스 에너지 연구원은 "고든이 멕시코만 일대를 타격해도 원유 생산 차질은 미미할 것"이라며 "일부 생산활동이 멈출 수 있겠지만, 영향은 매우 단기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8월 산유량이 연중 최고치 수준으로 늘었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 점도 유가 상단을 제어했다.

마켓워치는 블룸버그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8월 산유량이 전월보다 42만 배럴 늘어 올해 최고치인 3천274만 배럴까지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됐다고 전했다.

또 오클라호마 쿠싱 지역의 원유재고가 지난주 75만4천 배럴가량 늘어났을 것이란 시장 정보업체 젠스케이프의 보고서가 나온 점도 유가 반락을 자극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이란 등의 산유량 감소에 따른 유가의 상승 동력이 유지될 것으로 봤다.

BNP파리바의 해리 칠링구리안 원유 전략가는 "이란 수출 감소와 베네수엘라와 리비아의 생산량 감소는 OPEC 등 다른 산유국의 증산으로 완벽하게 보충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내년 브렌트유의 평균 가격이 배럴 등 79달러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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