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최근 몇 년 동안 운용업계 판도가 변화하고 있다. 과거 운용사들이 공모펀드 운용에 열을 올렸다면, 지금은 주요 기금을 관리하는 주간 운용사로 선정되거나 사모펀드 설정에 더 집중하는 모습이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운용사들의 사모펀드 설정액은 309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15조원이 증가했다. 이는 공모펀드 설정액이 전분기 대비 4조원 증가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약 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실제로 최근 공모펀드 설정액은 큰 변화를 보이지 않는 반면, 사모펀드 설정액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3월 말 기준 공모펀드 규모는 226조7천억원에서 올해 6월말 232조3천억원으로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사모펀드는 지난해 3월 말 259조6천억원에서 올해 6월 말 308조7천억원으로 50조가량 증가했다.

운용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주식시장이 횡보세를 보이면서 공모펀드 시장이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히려 운용 규제가 공모펀드 대비 완화된 사모펀드를 통해 자금을 운용하는 것이 운용 성과와 편의성 면에서 더 매력적이라는 분석이다.

사모펀드 외에 대형 운용사들이 주목하는 곳은 기금 시장이다. 2001년 연기금 투자풀 제도가 도입된 이후 삼성자산운용이 선도적으로 이 시장을 장악했지만, 최근에는 일부 기금들이 자금 증가 등을 이유로 연기금 투자풀에서 독립하면서 주간 운용사가 더 필요하게 됐다.

최근에는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약 각각 18조~19조원의 자금을 운용하는 주택도시기금 전담 운용사로 선정됐으며 방사성폐기물 관리기금도 독립적으로 주간 운용사를 선정해 대규모 자금을 관리하고 있다.

현재 운용사 중에서는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신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이 시장에서 활발하게 사업을 하고 있으며, KB자산운용도 기금 시장을 잡기 위해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운용업계가 집중하는 사업도 달라지고 있다"며 "대규모 기금을 운용하는 주간 운용사로 선정되면 안정적인 수수료 수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대형 운용사들이 선호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운용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기금 주간 운용사가 되려면 관련 부서를 따로 만들어야 하는 등 구조 개편과 인력 충원 등도 진행을 해야 하므로 중소형사들이 진행하기에는 쉽지 않다"며 "경쟁이 심화하면서 수수료도 줄어들고 있어 얼마나 메리트가 이어질지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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