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금융감독원이 동양생명의 자산운용 부분에 대한 현장검사에 나섰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20일 "금융감독원에서 나와 자산운용 부문에 대해 검사를 하고 있다"며 "특별한 사안 때문이 아닌 전반적으로 자산운용 부문에 대해 살펴보는 것"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그간 주기적으로 실시하던 관행적 종합검사를 폐지하고 이와 비슷한 성격의 경영실태평가 등 수시검사는 확대했다.

건전경영총괄을 비롯한 경영실태평가(RASS)와 상시감시, 리스크관리 등의 감독·검사업무를 건전성 담당국에서 맡으며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현재 동양생명은 작년 말 육류담보대출 사건으로 대규모의 충당금을 쌓으면서 운용자산이익률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국내 주요 25개 생명보험사 중 동양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은 2.8%로 뒤에서 세 번째다.

동양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은 2015년 4.3%로 업계 평균 대비 높은 이익률을 보였지만, 지난해 육류담보대출 관련 대손충당금이 발생한 탓에 이익률이 급락했다.

육류담보대출은 유통업자가 보관 중인 육류를 담보로 금융사에서 자금을 빌려 추후 육류를 판매한 돈으로 대출금을 갚는 형식이다. 최대 8%에 달하는 높은 금리가 적용됐다.

지난해 말 동양생명은 육류담보대출 관리 과정에서 일부 차주들이 담보물에 이중담보를 설정하는 등 부분적으로 담보물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동양생명이 보유한 육류담보대출 관련 총 대출잔액은 작년 말 기준 3천803억 원으로 이 가운데 3천176억 원을 대손충당금으로 쌓았다.

아직 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관련업계에선 동양생명이 2분기에만 약 150억 원가량 충당금을 적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현재 담보물 매각을 진행하고 있어 추가적인 손실 규모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미 금감원은 올해 초 보험준법검사국 직원들을 보내 현장검사를 진행한 바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보험사들의 여러 부문을 살펴보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라며 "다만, 동양생명은 지난해 육류담보대출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금감원 입장에서도 자세히 들여다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동양생명은 육류담보대출 관련 충당금 이외에도 우샤오후이(吳小暉) 중국 안방보험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나면서 이후 미칠 파문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우샤오후이 회장의 사퇴 등으로 안방보험의 의사결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 동양생명에 대한 투자계획이 늦춰질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안방보험그룹 측은 "동양생명은 전문적인 능력을 갖춘 경영진이 있어 안방그룹 특정 개인의 일시적인 변동에도 영향이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또한, 동양생명은 보험업계가 전반적인 손해율 개선으로 실적 개선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일시납부 저축 보험 확대에 따른 변동성으로 2분기 실적이 부진할 전망이다.

연합인포맥스 컨센서스 화면에서 동양생명의 별도기준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7.63% 감소한 584억 원으로 예상됐다.

올해 2분기는 일시납부 저축보험 매출을 3천600억 원으로 가정한 것이 이익 감소의 주된 원인이 된 것으로 꼽힌다. 동양생명은 일시납 저축 보험을 통한 레버리지 성장전략을 활용 중이며, 일시납부 매출 결과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높게 나타났다.

다만, 운용자산이익률 감소는 동양생명뿐 아니라 생명보험업계의 전반적인 추세로 지난 4월 투자영업수익은 1조1천28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4.8% 감소했다.

지난해 급증했던 보험사의 해외채권 투자가 올해 들어 주춤하면서 운용자산이익률 하락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동양생명 이외에도 한화생명에 대한 자산운용부문 검사도 진행하고 있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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