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신흥국 외환위기는 글로벌 유동성 폭주의 결과물 때문이며 지금 가장 문제는 지난 10년 사이 큰 폭으로 늘어난 회사채 위기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앤서니 로울리 금융 칼럼니스트는 4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기고한 글을 통해 글로벌 금융시스템에 유입된 유동성의 규모를 전 세계적으로 점검할 때이며 특히 개발도상국이 대규모 자본의 유출입을 견뎌낼 수 있는지 살펴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그는 아르헨티나 페소와 터키 리라, 인도네시아 루피아 뿐만 아니라 중국의 위안화도 하락 압력을 받고 있으며, 호주달러는 신흥국 통화로 분류하기는 어렵지만 '미니(mini) 위기'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터무니없이 무책임한 중국 및 여타 국가와의 무역전쟁, 그리고 미국의 금리인상, 달러화 투자를 통한 수익률을 좇는 투자자들이 이번 위기의 배경이라고 말했다.

로울리는 "임박한 새로운 외환위기의 무서운 점은 부채 위기 또한 촉발할 수 있다는 것으로 아시아와 신흥국, 특히 회사채 부분이 우려된다"면서 "달러화나 다른 외화표시 채권은 현지 통화가치가 하락하기 시작하면 상환이 점점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로울리에 따르면 신흥국과 개도국의 회사채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대폭 웃돌고 있다.

세계은행이 집계한 것을 보면 지난 10년간 회사채 비율이 가장 눈에 띄게 증가한 곳은 동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그러면서 이제 중요한 것은 불안 조짐이 나타나는 국가들이 자본유출입 통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자본계정 개방에 대해서도 재검토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울리는 지난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아시아나 신흥국들은 외환보유액을 늘리고, 국가간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는 등 대비책을 마련했으며 기업들은 부채 만기와 환율 위험 매칭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대비책은 글로벌 유동성의 파도에 유실될 수 있다고 그는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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