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교보생명이 국내 생명보험업계에서 처음으로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하면서 자본조달 비용도 절약하게 됐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최근 발행에 성공한 5억 달러(약 5천67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해외투자 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만기가 30년이지만 5년이 지난 후 조기 상환할 수 있는 조건(콜옵션)이 포함됐다.

교보생명은 지난 4월 이사회에서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하고,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JP모건, UBS, 노무라 등을 주관사로 선정하고서 발행 준비에 착수했다.

지난달 26일부터 2주일간 미국과 유럽, 아시아에서 로드쇼를 열고 해외 투자자와 접촉했다. 그 결과 공모액의 11배에 달하는 54억 달러(약 6조523억 원)의 자금이 몰렸다.

교보생명의 신종자본증권의 표면금리는 3.95%로, 미국 국채 5년 만기 수익률 대비 스프레드 2.09%를 더한 수준에서 정해졌다.

이는 앞서 지난 4월에 국내에서 5천억 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한화생명과 비교된다.

한화생명의 발행금리는 4.582%로 교보생명보다 0.632%포인트 높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이 자본조달비용으로 약 299억 원의 이자를 내야 한다면 교보생명은 224억 원가량만 지불하면 되는 셈이다.

현재 외환(FX)스와프 포인트가 마이너스(-) 70bp 수준이어서 교보생명의 달러화 표시 신종자본증권을 한화로 환산하면 추가로 금리가 낮아져 실제 금리는 3.25%까지 하락한다.

특히 FX스와프 포인트 마이너스 구간 진입에 따른 환 헤지 비용 증가로 국내 생보사들이 해외채권 투자를 망설이는 상황에서 교보생명은 이런 부담에서 벗어난 것이다.

실제로 국내 25개 생명보험사의 올해 1분기 말 외화 유가증권 투자 규모는 78조2천410억 원으로 작년 말보다 0.84%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 증가율은 10.4%에 달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이 해외 신용등급을 일찌감치 받아둔 것이 요긴하게 쓰였다"며 "달러로 자금을 조달해 해외투자를 한 후 달러로 이자를 지급하면 돼 환 헤지 비용이 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교보생명은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부터 국제신용등급 'A1(Stable)'을 받아 국내 생명보험사 중 유일하게 해외채권 발행이 가능하다.

한편, 교보생명은 이번 자본확충을 통해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이 15%포인트가량 올라 250%대로 상향될 전망이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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