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 국영 언론이 기업들의 해외 인수합병(M&A)을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9일 보도했다.

중국 주요 기업들의 해외 M&A에 대한 당국의 조사설이 불거진 가운데 해외투자에 나서는 기업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고 있는 셈이다.

중국 국영 CCTV는 지난 18일 오후 늦게 국무원 산하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의 인중리(尹中立) 금융연구소 금융시장연구실 부주임의 발언을 인용해 그러한 거래는 "실제 거래가 아니다"라며 "이는 사실상 자산 이전이다"라고 비판했다.

인 부주임은 "기업들은 (이익을 내기 위해) 돈을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해외로 자산을 빼돌리기 위해 그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에서 '자산 이전(asset transfer)'은 국부손실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종종 당국의 조사로 이어진다.

최근 중국 은행 당국은 안방보험그룹, 다롄완다 그룹 등 대규모 해외 M&A에 나선 기업들에 대한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은행감독관리위원회(은감회)는 최근 주요 국유은행들에 완다그룹이 사들인 6건의 해외 인수에 대한 대출을 중단할 것을 주문했다.

내부 자료에 따르면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국무총리는 완다그룹의 해외투자와 관련한 위험에 대해 전달받았다.

또 지난달 은감회는 은행들에 안방보험, 복성(푸싱)그룹, HNA(하이난)그룹 등의 해외 자산 인수에 대한 위험 모니터링을 시행할 것을 주문했다.

북경이공대학 후싱두 연구원은 중국의 규제 움직임이 거세지고, 국영 언론이 해외 M&A를 역외 자산 이전으로 분류한 것 등을 고려하면 공격적인 법적 조사가 시작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대기업들이 일부 관료들을 등에 업고 성장했다는 점에서 또한 차례 사정 바람이 불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옌청펑 대변인은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당국은 앞으로 비이성적인 역외 부동산, 호텔, 영화, 엔터테인먼트, 축구클럽 투자를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해당 분야는 작년 11월에 당국이 자본유출을 경고하며 "비이성적인 투자"로 분류한 분야다.

이러한 당국의 규제로 상반기 역외 해외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8% 줄어든 458억 달러로 축소됐다.

특히 기업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1% 급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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