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5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협상을 주시는 가운데 혼조세를 보였다. 페이스북 등 주요 기업의 의회 청문회 출석 부담으로 기술주는 큰 폭 하락했다.

미 국채 가격이 무역적자 급증, 공급부담 속에 혼조세를 보였다.

달러화 가치는 무역분쟁과 이머징마켓 통화 불안 속에서도 브렉시트 진전 소식에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 유가는 멕시코만 인근 허리케인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면서 하락했다.

이번 주 미국이 중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 미국의 무역적자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적자가 늘어날수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등 주요 경제국들과 무역협상에서 강경 노선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

미 상무부는 7월 무역적자가 전월 대비 9.5% 늘어난 501억 달러(계절 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이후 최대 무역적자다. 무역분쟁에 따라 대두(콩)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1.0% 줄었지만, 수입은 0.9% 늘었다.

이에 따라 무역분쟁이 3분기 이후 미국 성장에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미국과 캐나다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도 시장에 긴장감을 더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도 캐나다와 공정한 합의를 이뤄야 한다면서 압박했다. 쥐스탱 트위도 캐나다 총리는 자국에 불리한 협정에는 합의하지 않겠다면서 맞섰다.

아르헨티나와 터키 등 신흥국 시장 불안이 진정되지 않는 데다 인도네시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다른 신흥국으로 확산 조짐을 보이는 점도 부담이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일부 언론이 미국과 50~100억 달러 상당의 크레디트라인을 논의 중이라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재무장관은 미국과 해당 논의를 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재무장관은 국제통화기금(IMF)과 논의는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공급관리협회(ISM)-뉴욕에 따르면 지난 8월 뉴욕시의 비즈니스 여건 지수는 전월 75.0에서 76.5로 상승했다. 2006년 11월 77.1을 기록한 이후 거의 12년 만에 최고치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51포인트(0.09%) 상승한 25,974.9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8.12포인트(0.28%) 하락한 2,888.6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96.07포인트(1.19%) 내린 7,995.17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들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에 대한 상원 청문회를 주목했다. 미국과 캐나다의 나프타 재협상과 신흥국 시장 상황도 주시했다.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가 이날 상원 정보위원회의 대선 개입 관련 청문회에 출석했다. 미 상원은 구글에도 출석을 요청했지만, 구글이 응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주요 소셜미디어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 우려가 커지면서 트위터 주가가 6.1% 하락하는 등 해당 기업 주가가 부진했다.

넷플릭스 주가는 6.2%가량 급락했다. 이밖에 전일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넘었던 아마존 주가도 동반 약세를 보이는 등 기술주 전반이 부진했다.

미국과 캐나다의 나프타 재협상 관련 긴장도 팽팽하게 유지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이날 오후 백악관 회견에서는 캐나다와의 협상 결과가 며칠 내로, 이르면 오늘도 나올 수 있다고 하는 등 협상 타결에 가능성도 내비쳤다.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외교장관은 이날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의 회담을 앞두고 양국의 건설적인 대화가 기대된다는 발언을 내놓기도 하는 등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터키와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 시장 불안에 대한 부담은 커졌다.

인도네시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외환시장도 불안에 휩싸이면서 신흥국 위기의 확산 우려가 부상했다. 인도네시아는 이날 20년래 최저치로 떨어진 루피아화 방어를 위해 일부 제품의 수입 관세를 최대 네 배 올리는 비상조치를 내놓기도 했다.

이날 종목별로는 페이스북 2.3% 하락했고, 아마존 주가도 2.2% 떨어졌다. 연방수사국(FBI)가 회사의 외환정책에 대한 수사에 돌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주가는 1.3%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1.5% 하락했다. 반면 필수 소비재는 1.18% 올랐고, 재료 분야도 0.61%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신흥국 시장 불안이 미국 증시에도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야디니 리서치의 에드 야디니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은 미국 경제를 부양했지만, 무역갈등으로 세계 다른 지역을 억누르고 있다"며 "이는 신흥국 시장의 광범위한 위기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9.0%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5.7% 상승한 13.91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와 같은 2.902%를 기록했다. 3주래 최고치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0.6bp 상승한 3.074%를 보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보다 0.4bp 떨어진 2.653%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24.5bp에서 이날 24.9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이날 시장은 등락을 거듭했다.

무역분쟁 속에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가늠할 수 있는 7월 무역 수지를 기다리며 소폭 상승세로 출발한 뒤, 지표가 발표되자 상승 폭을 키웠다.

지표 발표 전 애틀랜타 연은의 GDP나우 모델에 따르면 3분기 GDP 성장률은 4.7%로 추정됐다. 뉴욕 연은의 나우캐스트 모델 분석 결과, 무역적자가 여기서 더 확대되면 3분기 GDP 성장률은 1.98%로 떨어진다.

무역적자가 늘어날수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등 주요 경제국들과 무역협상에서 강경 노선을 취할 수 있다. 이번 주 미국이 중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우려도 큰 상황이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오렌 클라크킨 분석가는 "7월 무역지표에서 중국과의 무역적자가 신기록을 세웠음을 볼 수 있었다"며 "이는 백악관이 중국에 더 나아가도록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는 26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연설도 관심을 끌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국채수익률 곡선이 이르면 올해 역전될 수 있다며 금리가 이미 정상화됐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영국과 독일이 브렉시트 협상에 진전을 이뤘다는 보도도 국채 값 상승 폭 축소에 기여했다. 하드 브렉시트 등도 안전자산으로 국채 값을 지지하는 요인이었다.

특히 여름 휴지기를 지나 9월은 기업 회사채 발행이 늘어나는 시기다. 투자자들이 채권 포트폴리오에 새로운 채권을 담기 위해 기존 국채를 팔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3년, 10년, 30년 만기 국채 입찰을 다음 주에 재개할 예정이다. 시장에 물량 부담 우려가 깔렸다.

이탈리아 국채는 내년 예산안에 대한 우려를 덜며 이번 주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10년 만기 이탈리아 국채수익률은 9.5bp 떨어진 2.941%를 기록했다. 이번 주를 4년래 최고치인 3.234%에서 시작한 것을 고려하면 빠른 하락이다.

이탈리아 국채수익률이 하락하면서 독일 10년 국채수익률과의 수익률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지난주 289bp던 스프레드는 이날 256bp로 떨어졌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1.51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1.36엔보다 0.15엔(0.13%)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631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580달러보다 0.0051달러(0.44%) 올랐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9.69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8.92엔보다 0.77엔(0.60%)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0.30% 하락한 95.126을 기록했다.

미국과 캐나다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정 관련 긴장, 미국의 중국 수입품 2천억 달러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 등 무역 우려가 지속하면서 장 초반 달러화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미국과 캐나다는 나프타 재협정을 위한 협상을 재개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정한 협상이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양측이 완고한 입장을 보여 긴장은 지속했다.

영국과 독일이 브렉시트 합의안에 진전을 이뤘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달러는 유로화에 약세로 전환했다. 독일은 브렉시트 협상을 성사시키기 위해 덜 세부적인 합의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전해졌다.

달러지수에 영향력이 가장 큰 유로화가 상승 전환하고 파운드화도 강세를 보이며 달러지수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파운드-달러는 전일 1.2854달러에서 이날 1.2901달러로 상승했다. 노딜 브렉시트 우려로 연일 하락하던 파운드화 가치는 이날 1.28% 올랐다. 그동안 숏 베팅이 많이 쌓인 만큼 숏커버링이 나오며 상승 폭이 점차 커졌다.

CMC마켓츠의 데이비드 매든 분석가는 "영국 경제지표 가운데 제조업과 건설업은 팽창 속도가 느려졌지만, 서비스업종은 빨라졌다"며 "서비스 부문이 영국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영국 경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진입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포트 글로벌 증권의 톰 디 갈로마 이사는 "영국이 소프트 브렉시트나 유럽연합(EU)에서 완전히 떠나지 않는 등의 대안에 이르도록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긍정적인 발전"이라고 말했다.

ING의 비라즈 파텔 통화 전략가는 "상대적인 경제 모멘텀, 상대적인 통화정책 기대, 상대적인 정치적 불확실성 등이 지난해 하반기 달러에 부담을 줬던 것처럼 지금도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며 "달러 약세가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암울한 투자 환경에서는 달러를 일본 엔이나 스위스 프랑 등 다른 주요 통화 대비 비중을 낮추는 것을 선호한다"고 조언했다.

캐나다 달러는 캐나다 중앙은행의 금리 동결에다 무역협상 긴장으로 소폭 하락했다.

터키 리라화로 시작된 이머징마켓 통화 위기는 범위가 점차 확대되며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다.

이날 MSCI 이머징마켓 통화 지수는 0.26% 떨어졌다. 장 초반에는 지난해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랜드화가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아르헨티나 페소와 터키 리라화, 브라질 헤알화는 등락을 거듭하다 소폭 상승했다.

다이와증권의 유키오 이시즈키 선임 외환 전략가는 "미국과 중국이 분쟁을 벌이는 한 상품가격은 내려가고, 상품 위주 국가와 이머징마켓 통화는 쉽게 매도 압력에 놓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캠브리지 글로벌 페이먼트의 칼 스카모타 외환 전략 이사는 "전염이 전염으로 이어지는 상황을 이머징마켓에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15달러(1.6%) 하락한 68.7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멕시코만 인근에서 발생한 열대성 폭풍 고든의 영향과 글로벌 무역긴장, 신흥국 불안 등을 주시했다.

열대성 폭풍 고든은 우려와 달리 멕시코만 일대 유전 및 정유 시설에 이렇다 할 피해를 주지 않고 열대성 저기압으로 세력이 약화했다.

허리케인 피해를 우려해 생산을 중단했던 석유 기업들은 이날 생산 재개를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리터부시 앤드 어소시에이츠의 짐 리터부시 대표는 "폭풍이 주요 원유 생산지 및 걸프 연안의 정제 인프라를 우회했다"고 전했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 2천억 달러에 대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부담도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르면 오는 6일부터 관세를 강행하길 원한다는 전망이 제기된 바 있다.

중국과의 무역충돌이 다시 심해지면 글로벌 원유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모하마드 바르킨도 사무총장은 글로벌 무역분쟁이 향후 에너지 수요를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란 원유 수출 감소 우려는 여전히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하는 요인이다.

일부 외신은 이날 인도의 이란산 원유 수입이 8월에 전월보다 3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보도를 내놨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확산하는 신흥국 불안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인터팍스 에너지의 아브세크 쿠마르 수석 에너지 연구원은 "터키 외환 위기의 공포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는 점이 수요 측면의 우려를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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