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현대차그룹의 오너 일가가 올해 상반기에도 현대차증권 랩어카운트에 1천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수년째 오너 일가가 랩 상품에 가입한 덕분에 그룹 계열인 현대차증권도 꾸준한 수수료 수입을 올리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의 100억원 이상 랩어카운트 등 투자일임 계약고는 올해 들어 3천억원 이상 증가했다. 100억원 이상의 계약을 맺은 초고액자산가 수가 3명에서 8명으로 증가하면서 전체 계약고도 늘었다.

랩어카운트는 증권사가 고객의 자산을 일임받아 운용하는 상품이다. 여러 가지 운용 전략을 묶어 개인에 맞게 제공하는 자산종합관리계좌를 의미한다.

현대차증권의 투자일임 업무는 타 증권사와 조금 다른 특징을 보여왔다. 타 증권사가 일반 법인, 연기금 등과의 계약고가 많은 것과 비교해 현대차증권은 개인 투자자의 자금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총 투자일임 계약고 중 98% 정도가 100억원 이상을 맡긴 소수의 초고액투자자로 이뤄졌다. 이 중 대부분은 현대차 오너 일가의 계약 잔고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정성이 이노션 고문은 지난 2015년부터 현대차증권의 랩 상품에 가입해왔다. 2015년 당시 오너 일가 3인의 투자일임 계약고는 1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지난해까지 수년째 현대차증권의 100억원 이상 개인 투자일임 계약자는 3명이었다. 오너 일가 3인의 자금이 사실상 투자일임 계약고의 대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에, 회사 전체의 투자일임 비즈니스를 움직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은 꾸준히 랩어카운트에 투자해, 만기가 돌아오면 재투자하는 식으로 잔고를 유지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정몽구 회장이 650억원, 정의선 부회장이 410억원의 자금을 랩 상품에 투자했다.

현대차증권은 충성고객인 오너 일가를 통해 매년 꾸준히 20억원 대의 일임 수수료 수입을 올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10억원 이상의 일임 수수료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오너 일가의 가입 금액을 제외하면 다른 부분에서 신규 자금 유치 규모는 크지 않은 듯하다"며 "다른 증권사 자문형 랩 고객의 대부분도 오너 일가 등 고액자산가"라고 설명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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