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국내증시에서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되살아나고 있지만 터키를 비롯해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의 신흥국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환위험 관리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일 기준 바이오신약 테마는 5일전 대비 5.73% 올랐고, 바이오시밀러 테마 역시 4.63% 올랐다.

바이오 투심이 되살아나면서 코스닥 시장도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신흥국 리스크가 심화하면 기껏 부활한 바이오주의 운명도 다시 위협받을 수 있다. 투자심리도 악화하지만 환율 부담도 작지 않기 때문이다.

제약 수출로 탄력받는 바이오기업은 환율 상승이 오히려 수익을 늘리는 변수다.

반면, 신흥국 리스크에 따른 환율 상승은 외화 차입 환산액을 늘리거나 여차하면 그나마 살아나던 바이오주 투자 심리를 재차 꺾어놓을 수도 있다. 신흥국 통화로 수출 계약을 한 바이오기업이라면 환위험 관리가 필요하다.

◇코스닥 대형 바이오주, 환율 5~10% 변동시 손익은

코스닥 시가총액 규모가 큰 바이오기업들은 해외수출과 외화차입 등을 고려해 환위험 관리를 하고 있다.

항암제 개발로 주목받은 바이오기업인 에이치엘비는 통화선물과 함께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과 이익을 추정하고 있다.

에이치엘비는 올해 상반기 미 달러 기준으로 외화예금은 39만83달러, 매출채권은 24만9천300달러 보유하고 있다.

에이치엘비는 "통화선물 매도금액 300만달러가 환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내부적으로 원화환율 변동에 대한 환위험을 정기적으로 측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에이치엘비는 올해 상반기 달러-원 환율이 5% 상승할 경우 1억3천239만5천원의 손실이, 환율이 5% 하락하면 같은 금액의 손실이 이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평균환율은 올해 상반기 1,075.40원이며, 기말환율은 1,121.70원을 적용했다.

바이로메드는 외화차입 등과 관련해 달러-원 환율 변동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환율 민감도를 정기적으로 측정하고 있다.

바이로메드는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달러-원 환율이 10% 상승하면 당기손익이 18억9천138만7천원 수익이, 10% 하락할 경우 같은 금액의 손실이 난다고 추정했다.

이 민감도 분석은 기능통화 이외 외화표시 화폐성 자산, 부채를 대상으로 한다.

올해 상반기 바이로메드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589만달러, 기타 수취채권은 1천100만달러 수준이다. 기타지급 채무는 약 2만8천212달러 수준이다.

제넥신은 달러, 엔, 유로와 관련한 환변동위험에 노출돼 있어 경영진 차원에서 환위험을 관리하는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상반기말 기준 다른 모든 변수가 일정하고 각 외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10% 상승하면 9천385만7천원의 수익이, 10% 하락하면 같은 금액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추정했다.

메디톡스는 외화차입금의 이자율변동과 환율변동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파생상품 거래를 하고 있다.

◇신흥국 수출시 환변동 리스크 관리 필요

보통 달러로 계약을 맺었다면 수출 주력의 바이오기업에는 달러 강세가 오히려 고마운 이슈다. 다만, 수출 대상국의 통화가 달러가 아니고, 약세를 보인다면 수익이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러 국가에 약품을 수출하는 바이오기업이라면 신흥국 통화 약세 부담도 크다.

크리스탈(크리스탈지노믹스)은 지난 4일 아셀렉스 2mg 캡슐을 브라질에 공급, 독점 판매권을 부여받는 계약을 했다고 공시했다.

아셀렉스는 염증과 통증을 유발하는 COX-2를 막는 조직선택적 COX-2 저해제로 알려져있다.

계약 규모는 허가등록 성공보수, 매출관련 성공보수, 최소 의무구매액을 합쳐 총 1억7천858만2천달러(1천988억5천105만7천원) 정도다.

판매지역이 브라질이고, 추후 중남미 지역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브라질 식약처의 허가가 완료돼야 이행되는 조건부 계약이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지난 4일 서울외국환중개 고시환율 1,113.5원을 적용한 달러 기준으로 계약금액을 공시했다.

환율에 따라 가만히 앉아서 이익을 볼 수도 있고, 손실을 볼 수도 있다.

환위험 관리는 환율 때문에 수익이 줄어드는 경우를 막기 위한 생존전략이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제조업체의 경우 수년간 환리스크 관리 역량이 축적돼 있지만 바이오기업은 내부 역량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한 상태에서 대규모 해외매출 계약 등을 체결할 경우 향후 환율 변동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신흥국 시장과의 거래시 해당국 통화계약 비중, 거래 불이행시 예기치 못한 환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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