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우리은행이 급증한 비이자수익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만에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을 반기 만에 벌어들인 우리은행은 최근 주가도 1만8천 원을 넘어서며 정부의 잔여지분 매각이 최적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우리은행은 올해 상반기 지난해보다 46.4% 늘어난 1조983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로써 우리은행은 지난 2015년 이후 매년 40%대 성장세를 이어가게 됐다.

우리은행은 상반기에만 7천560억 원의 비이자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41.0%나 급증한 결과다.

신용카드와 방카슈랑스, 신탁 등 수수료 수익이 5천390억 원을 기록하며 작년보다 15.2% 늘었다.

특히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1조3천900억 원에 불과했던 신탁자산의 잔고가 올해 상반기 3조7천750억 원까지 불어나며 수수료 수익 640억 원을 기록, 규모가 배로 늘었다.

같은 기간 수익증권 판매 잔고도 15조4천390억 원에서 17조 원에 육박하는 규모로 늘었다. 수익증권 판매수수료도 400억 원이나 기록했다.

방카슈랑스 판매액 역시 8천660억 원을 기록하며 440억 원의 수수료를 벌어들였다.

또한, 외환ㆍ파생 관련 수익도 1천430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127.0%나 급성장했다.

이자이익은 저원가성 예금이 늘어나며 2조5천510억 원으로 전년보다 2.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시장 금리에 연동되는 이자수익보다 비이자수익의 개선은 은행 스스로 영업 전략적 변화인 만큼 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평가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저원가성 예금을 넘어 외환과 파생 등으로 수익을 내는 것은 조직 스스로 성장"이라며 "상품 판매에서도 신탁이나 방카슈랑스 등 주요 주주나 관계사와 시너지를 내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은행이 자산 건전성 면에서 확실한 개선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올해 상반기 우리은행 전체 여신 중 연체 잔액은 9천억 원으로 0.42%의 연체율을 기록했다.

주체별로는 대기업의 연체율이 지난해 1분기보다 6bp나 개선됐고, 중소기업과 가계도 각각 3bp, 1bp 낮아졌다.

자산 건전성을 보여주는 고정이하여신도 0.82%로 지난해 연말보다 16bp나 개선됐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완전한 민영화를 위해선 무엇보단 자산 건전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며 "대부분의 부실채권이 정리되고 하반기에는 건전성 측면에서 해가 될 요인이 없다"고 내다봤다.

현재 증권가가 내다보는 우리은행 최고 목표주가는 2만2천500원이다. 11개 증권사가 내다보는 평균 목표주가는 1만9천727원이다.

금융권은 탄탄한 실적 개선과 주가 안정에 힘입어 정부가 조만간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은행 잔여지분의 매각을 진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의 초과이익이나 시장의 잠재 수요자를 고려했을 때 1만8천 원대 주가는 충분해 보인다"며 "실적으로 펀더멘털을 증명한 만큼 수장이 결정된 금융당국도 조만간 추가 매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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