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일본 정부 내에서 휴대전화 이용료 인하론이 커지자 일본은행(BOJ) 내부에서 한숨이 들려오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6일 보도했다.

가격 인하가 현실화되면 중장기적으로 소비를 자극하리라는 기대가 있지만, 당장은 물가 목표 달성에 걸림돌이 될 수 있어서다.

한 일본은행 간부는 "휴대전화 이용료가 더 인하되면 물가에 하락 압력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일본은행은 신선식품을 제외한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안정적으로 2%를 넘는 것을 목표로 5년 넘게 대규모 금융완화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7월 근원 물가는 0.8% 상승에 그쳤다.

저렴한 스마트폰 등장에 따른 휴대전화 단말기 가격 하락이나 통신료 하락은 유가 하락과 엔화 강세처럼 물가 상승을 억제해 일본은행을 고민에 빠뜨리고 있다.

일본은행은 지난 7월 발표한 경제·물가 전망 보고서에서 휴대전화 이용료 인하가 물가에 일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통신료 하락은 6월 기준으로 CPI를 0.16%포인트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전국 CPI에서 휴대전화 통신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휘발유보다 크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지난달 21일 한 강연에서 영국 등에 비해 일본 휴대전화 이용료가 높다며 "지금보다 40% 정도 낮출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휴대전화 업체 간 경쟁을 촉구한 것이다.

23일 총무성정보통신심의회에서는 경쟁 규칙 전반을 재검토하는 논의가 시작됐다.

니혼게이자이가 8월 실시한 조사에서 휴대전화 이용요금이 높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85%에 달했다. 하지만 한 민간조사에서는 휴대전화 이용료가 저렴해졌을 때 아끼게 된 자금의 용도로 '저축'을 선택하는 사람이 가장 많았다.

신문은 가격 인하분이 단순히 다른 소비로 이어지리라는 보장이 어디에도 없다고 지적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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