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윤성현 기자 = "잠시만요, 사장님 그 건은…"

윤병운 NH투자증권 IB 1사업부 대표의 휴대폰이 쉴 새 없이 울렸다.

그의 스케줄을 보면 가슴이 '턱' 막힌다. 매일 저녁 약속은 물론 주말에는 골프에 사이클로 빽빽하게 차 있다. '일주일은 7영업일'이라는 지론(?)을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그는 국내 자본시장에서 가장 트렌디한 인물이라는 수식어도 얻었다. 고객을 만나면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결과다.

윤 대표가 보는 앞으로의 시장흐름, 그 속에서 NH증권의 목표가 궁금한 이유다.

◇ 2023년 경상이익 5천억 목표…공정위發 거래 관심

6일 여의도 NH증권 본사에서 만난 윤 대표는 "2023년까지 IB사업부의 경상이익 5천억원 달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NH증권의 목표는 1천900억원. 이 점을 고려하면 5년 안에 3배 가까이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IB사업부는 지난 8월까지 1천200억원 수준을 벌었다.

이런 구상은 최근 정영채 사장과 난상토론을 통해 어느 정도 구체성은 잡혔다고 그는 전했다.

윤 대표는 "올해는 하반기 진행하고 있는 딜이 마무리 잘 되면 목표 달성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내년도 사업을 어떻게 이끌어갈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안으로 미국 최고 수준의 부티크 투자은행(IB) 가운데 한 곳인 '에버코어'와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다고 했다. NH증권과 에버코어가 전략적 협력을 체결한 지 2년 만이다. 현재 M&A 전문가 2명이 미국 에버코어 본사에서 근무 중이다.

NH증권은 국내에 좋은 거래가 있으면 에버코어에 소개하거나, 반대로 에버코어가 NH증권을 통해 국내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다.

윤 대표는 "에버코어와 국내 시장을 상대로 화학과 게임, 제약, 바이오, 주주 행동주의(액티비즘) 등 여러 분야에서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곧 구체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 강화에 따른 지배구조 재편 거래에 관해서도 관심을 보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지주회사의 자회사와 손자회사에 대한 의무 보유 지분율 요건,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위한 총수 일가의 계열사 지분율 요건 등을 골자로 입법 예고한 바 있다.

윤 대표는 "과거에는 일감 몰아주기와 순환출자 해소에 집중된 딜이 많았다"면서 "이제는 자회사의 지분 요건을 강화하겠다는 공정위 기조에 주목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어떤 기업을 도울 수 있을지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있다"면서 "정리 후 찾아다니면서 화두를 던질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국내 기업의 지주회사 전환 작업 가운데 90%를 담당했다"며 "트랙 레코드나 역량을 시장에서 인정해주고 있기 때문에 신규 거래 발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회사채 시장에 대해서도 "1등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보자고 직원과 의기투합한 상황"이라며 "회사채 시장은 흐름을 타긴 하는데, 올해는 열심히 해서 최고에 오르고 싶다"고 말했다.

◇NH증권 IB 최고지만…후배들 헝그리 정신 아쉬워

그는 인터뷰 내내 NH증권의 IB사업부가 최고라는 점을 여러 번 피력했다.

윤 대표는 "전임자인 정영채 사장이 지난 13년 동안 IB사업부 세팅을 잘해놔 따로 정비할 게 없다"면서 "잘 정비된 조직으로 어떻게 성장을 지속하느냐가 숙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NH증권처럼 인수ㆍ합병(M&A), 기업공개(IPO), 회사채, 인수금융 등 여러 분야에서 고루 실력을 갖춘 곳이 있느냐'고 되물었다. 실제 NH증권은 지난해 연합인포맥스 리그테이블에서 대부분 상위권의 성적을 냈다.

그는 "우리는 플랫폼 플레이어고 언제라도 고객이 찾아오면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플랫폼을 보유해야 한다"면서 "NH증권은 매우 균형이 잡힌 조직"이라고 했다.

다만, 최근 들어오는 직원에 대해서는 몇몇 아쉬움을 보였다.

그는 "우리 때는 고객을 하염없이 기다리면서 딜을 따내려는 '뻗치기'도 자주 했다"면서 "고객이 경쟁사와 함께 있어 정이라도 붙는 게 두려웠다"고 회고했다.

이어 "요즘은 입사하는 직원은 기본적인 역량은 좋은데 소위 '헝그리 정신'이 부족한 듯하다"고 지적했다.

윤 대표는 "결국은 우리가 가진 역량을 후배들에게 물려줘서 지속해서 발전해야 하는데, 그 부분에 대한 고민이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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