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소비자 불만을 야기하는 불합리한 관행들을 개선해 줄 것을 당부했다.

윤 원장은 7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34개 보험회사 대표이사와 간담회를 하고 "보험업계가 아직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험 가입은 쉬우나 보험금 받기는 어렵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여전히 팽배하다"며 "보험 약관은 이해하기 어렵고, 심지어는 약관 내용 자체가 불명확한 경우도 있어 민원과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험은 미래의 불확실성을 보장하고 보험금액이 사후에 확정·지급되는 고유한 특성 때문에 정보 비대칭성이 크고 따라서 소비자 불만이 많이 제기되는 것이 사실이다"고도 했다.

그는 "보험이 소비자로부터 충분한 신뢰를 얻으려면 다른 산업보다 더 많은 고민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윤 원장은 "금감원은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춰 각종 제도와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혁신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할 계획"이라며 "소비자의 시각으로 거듭나 상품개발, 영업, 보험금 지급 등 업무 전반을 혁신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IFRS17 도입에 철저히 대비해 달라고도 요청했다.

윤 원장은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부채 평가 기준 등의 변경으로 보험회사의 재무상태와 손익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며 "재무적 충격에 대비해 자본확충 등 건전성 강화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지급 여력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리스크관리 역량 강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을 위해서 결산시스템 구축 작업도 철저히 준비해야 할 것"이라면서 "시스템 준비를 지원하고 새로운 지급여력제도의 단계적 도입방안을 검토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산업혁명 본격화로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IT 기술과 보험이 융합되면서 보험산업의 경영환경이 크게 변하고 있다"며 "IT 기술의 활용능력을 제고하는 한편 새로운 유형의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비해 달라"고 요청했다.

1시간 반가량 이어진 간담회가 끝나고 나온 윤 원장은 이날 은행회관 앞에서 보험금 지급 등을 요구하며 집회를 연 암환우 모임에 "금감원의 기본 입장은 환자 보호가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그런 관점에서 암 환자들의 입장을 최대한 배려해 정책을 펼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현재 말기 암이나 암 수술 직후, 항암치료 기간에 요양병원에 입원한 사례 등에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조정 중이다. 모든 보험사가 자율조정을 받아들여 보험사들이 보험금 지급을 전향적으로 검토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금감원은 18일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를 열어 암보험 가입자가 요양병원에 입원한 경우 등에 대한 분쟁 안건을 심의할 예정이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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