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이른바 서울불패 심리만 퍼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 집값이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를 추종하고 있지만, 불황기에도 가장 견고했던 지역은 서북권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감정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유형별 매매가격지수를 보면 종합주택유형을 기준으로 지난달 서울의 매매가격지수는 104.7로 집계됐다. 전월보다 0.63% 상승했다.
서울의 종합주택 매매가격지수는 지난 2014년 6월 이후 떨어지지 않고 있다.
속보성으로 나온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서 이번주(3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47% 올랐다. 관련 통계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해 8·2 대책 때는 직전에 0.33% 상승했던 서울 아파트값이 대책 이후 바로 0.03% 하락으로 바뀌었다. 이후 5주 연속으로 내림세를 이어갔다. 정부의 주택 수요 억제책이 더 효과를 볼 수 있는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지방은 집값이 떨어지는 양극화까지 진행되면서 서울 집값은 패배하지 않는다는 인식만 확산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과 비수도권의 주택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작년 8월에 9.2포인트로 좁혀졌지만, 올해 7월에는 20.5포인트로 벌어졌다. 지방이 넉 달 연속 기준치인 100을 밑돌아 박탈감이 더 크다.
서울에서 집값이 가장 높은 동남권(강남 4구)에서 집값이 오르면 다른 지역이 이를 따라가는 모습이지만, 동남권 집값이 항상 오르기만 하진 않았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했던 2012년 2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동남권 집값은 줄곧 하락했다.
2012년 8월에는 동남권 집값이 한 달에 1.1% 빠졌다. 올해 1월에는 2.2% 치솟았다. 투기세력도 동남권을 우선으로 고려하다 보니 서울에서 변동성이 가장 크다. 2012년 이후 동남권에서 집값이 떨어진 적은 25번이다.
<서울 권역별 집값 하락 시기와 하락률. 자료: 한국감정원>
집값 하락을 제일 적게 겪은 지역은 서북권이다. 서북권은 약 6년 반 동안 집값이 내려간 달이 17번으로 최소다. 은평구와 서대문구, 마포구를 낀 서북권은 가장 집값이 크게 올랐을 때(올해 2월) 0.8% 상승률에 그쳤지만, 0.5% 초과하는 집값 하락률도 보이지 않았다.
서북권 다음으로는 동북권(성동·광진·동대문·중랑·성북·강북·도봉·노원)의 집값이 19번으로 가장 적게 떨어졌고 도심권과 서남권이 21번으로 선전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서울에서 중심업무지구와 가깝고 인프라가 풍부한 주거지역은 실수요 위주로 시장이 돌아가 크게 집값이 떨어지지 않는다"며 "강북권의 일부 개발계획이 철회되긴 했지만, 노후한 집들을 그대로 놔두진 않는다는 기대감도 이어질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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