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미국 등 주요국과 국내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보다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물가채 투자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인플레이션이 높아져야 가격이 오르는 물가채의 특성상 가격 하락위험이 커질 수 있어서다.

20일 연합인포맥스 채권지수(화면번호:4525)에 따르면 BEI는 77.5bp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2월 초 113bp까지 치솟았던 BEI는 3월과 4월 가파르게 하락한 이후 현 수준에 머물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이 보는 물가상승률 전망치가 연초보다 작아진 셈이다. BEI는 국고채 10년물 금리에서 물가채 10년물 금리를 뺀 수치로 향후 인플레이션 기대 수준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회복세를 보이던 국제유가가 급락하고, 물가채 수요 부진 등에 영향을 받아 향후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낮아지면서 BEI가 떨어졌다고 진단했다.

6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1.3% 상승하는 데 그쳐 유럽중앙은행(ECB)의 목표치인 2%를 밑돌았다. 전년 대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올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도 6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 폭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 수준에 그치며 오름세가 4개월 연속으로 둔화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상승 폭이 지난 2월 목표치인 2%를 웃돈 이후 지난 5월 1.4% 수준으로 다시 떨어졌다.

국내도 경기가 회복되는 가운데서도 물가상승 압력이 기대만큼 올라오지 않는 모양새다.

한국은행은 지난 13일 올해 성장률 전망을 2.6%에서 2.8%로 상향하면서도 물가상승률 전망은 1.9%를 유지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수요 측면의 물가 상승률이 낮은 점을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지속하는 배경으로 언급기도 했다.

실제 인플레이션이 연초 대비 크게 오르지 않은 데다 물가채 거래량이 줄어들면서 유동성 리스크 프리미엄까지 높아져 물가채의 투자성과는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NH투자증권은 상반기 중 채권수익률은 대체로 박스권 흐름을 보였으나, 물가채 금리는 2분기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투자성과가 매우 부진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저물가 등 구조적인 요인보다는 추세적 요인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글로벌 저물가 기조가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최저임금 인상 등 물가에 상승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며 "기획재정부의 물가채 합리화 대책, 물가의 계절적 요인 등 추세적 요인을 고려할 때 투자하기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10년물 국고채·물가채 금리 및 BEI 추이, 출처: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4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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