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SK텔레콤이 이동통신 3사 가운데 점유율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하는 데는 고가의 요금체계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용도별 총회선 기준)으로 SK텔레콤은 이동통신 점유율 42.2%를 기록했다. KT는 25.8%, LG유플러스는 19.8%를 각각 기록했고 알뜰폰(MVNO)은 12.2%를 차지했다.





SK텔레콤의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6년 말 43.8%를 기록했던 SK텔레콤의 점유율은 지난해 말 42.7%로 떨어졌고 최근 들어서도 점유율에 회복 기미가 없다.

이동통신 시장 초장기(2003년말 기준)만 해도 SK텔레콤의 점유율은 54.5%로 압도적이었지만 40% 초반으로 크게 미끄러진 셈이다.

상대적으로 요금이 저렴한 알뜰폰의 점유율은 2016년 말 11.3%에서 1%포인트가량 높아졌고 LG유플러스도 0.3%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KT도 같은 기간 0.5%포인트 점유율 상승이 있었다.

결국, SK텔레콤에서 빠져나온 가입자들은 상대적으로 요금제가 저렴한 알뜰폰 사업자로 가장 많이 이동한 셈이다.

최근 이동통신 3사와 알뜰폰 사업자들은 통화 품질에서 큰 차이가 없는 상향 평준화 양상을 보인다. 무선인터넷 품질도 대동소이하다.

통화나 무선인터넷 품질이 큰 차이가 없어진 상황에서 이동통신 가입자들은 상대적으로 요금제에 민감해지고 있다. 하지만 SK텔레콤은 상대적으로 고가의 요금제를 유지하고 있어 트렌드를 역행하고 있다.

이통 3사가 최근 심혈을 기울여 내놓은 무제한 데이터요금제의 경우도 SK텔레콤 요금제가 가장 비싸다는 평가를 받는다.

SK텔레콤 'T플랜'의 경우 가장 상위 요금제의 기본료가 10만원으로 경쟁사가 8만원대인 점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고가다.

고가 요금체계를 유지하면서도 지난 2분기에 SK텔레콤은 가입자 1인당 월평균 매출액(ARPU)이 3만2천289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0% 하락하며 이익 면에서 고전하고 있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SK텔레콤의 경우 매출 증가가 힘들어서 비용통제가 가장 중요한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SK텔레콤을 비롯한 이통 3사는 자사의 가입자를 유지하지 못하면 점유율이 크게 하락하는 상황에 놓였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이통사들은 무리하게 다른 통신사 가입자들을 빼앗아 오는 전략보다 기존 가입자들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결합 할인혜택을 높여 가입자를 유지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등 다양한 전략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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