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연기금이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한 주택저당증권(MBS)과 금융채를 잇따라 대규모로 매수하고 있다.

10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연기금은 이달 7일 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한 MBS를 2천600억 원 규모로 매수했다.

이 MBS의 총 발행액은 5천835억 원으로, 연기금의 매수 비중은 44.5%에 달한다.

연기금은 지난달 24일에도 주택금융공사가 총 8천23억 원 규모로 발행한 MBS 중 약 40%(3천200억 원)에 해당하는 물량을 흡수했다.

이에 앞서 연기금은 지난달 10일에는 총 6천449억 원 규모로 발행된 주택금융공사 MBS의 31.0%에 해당하는 2천억 원어치를 매수했다.

연기금이 이런 매수 패턴을 보이는 이유는 올해 상반기에 주력 투자 종목인 주택금융공사 MBS 발행이 줄어 부족한 물량을 채워 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주택금융공사의 올해 상반기 MBS 발행액은 12조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3.7%(6조1천억 원) 줄었다.

경기와 기업실적 전망 악화로 국내주식 수익률이 하락하고,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평가손 발생 우려로 해외채권 투자 확대가 쉽지 않은 점도 이런 움직임의 배경이 됐다.

주택금융공사 MBS는 국채에 비견할 만큼 높은 신용도를 갖고 있으면서도 국채 대비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종목이다.

비슷한 이유로 연기금은 최근 주요 시중은행들이 발행한 금융채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달 7일에는 신한은행이 발행한 채권을 1천900억 원, 하나은행이 발행한 채권을 500억 원어치 사들였다. 지난달 22일에는 우리은행이 발행한 채권을 2천500억 원 규모로 매수했다.

연기금 운용역은 "주택금융공사 채권은 국민연금이 국채에 이어 가장 많이 투자하는 종목이고 주요 은행이 발행한 채권 역시 투자 비중 상위 종목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그는 "주택금융공사 MBS의 경우 상반기에 발행 물량이 많지 않았고, 시장 여건상 다른 투자 대안도 마땅하지 않아 연기금들이 주택금융공사 MBS와 금융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7일 발행된 주택금융공사 MBS는 2년물(1천335억 원)과 5년물(2천500억 원), 10년물(1천500억 원), 20년물(500억 원)로 나뉘어 발행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번에 발행된 MBS의 신용등급을 'AAA'로 평가했다.

이자계산주기는 3개월이며 표면금리는 2년물 연 1.999%, 5년물 2.266%, 10년물 2.421%, 20년물 2.411%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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