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윤성현 기자 = 금감원이 신용평가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테마 검사에서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이하 CERCG)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를 면밀히 보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20일부터 27일까지 나이스신용평가를 시작으로 테마검사에 착수했다. 지난 29일부터 9월 5일까지 서울신용평가에 대한 검사도 마친 상태다.

금감원은 테마검사에서 '신용평가방법론'을 중점적으로 살펴봤다. 각 신평사 별로 자체 신용평가방법론에 맞게 등급평가가 이뤄졌는지 확인한 셈이다.

특히 중국 ABCP 사태와 관련된 사항을 집중적으로 본 것으로 알려졌다. 부가적으로 검사할 대상이라고 선을 그었던 것과 달리, 실제로 이에 대부분을 조사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료를 만든 평가실은 물론 발표한 부서까지 모두 검사했다"면서 "중국 ABCP 사태가 일어난 것이 신평사의 신용평가와 무관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5월 CERCG오버시즈캐피털는 모회사인 CERCG의 보증을 받아 발행한 3억5천만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상환하지 못했다고 홍콩 거래소에 공시했다.

이 사태는 국내 채권시장에도 큰 후폭풍을 일으켰다. 국내 증권사들도 CERCG가 보증한 1천150억원 규모의 ABCP를 매수했기 때문이다.

CERCG의 입장에 변화가 없다면 이 ABCP는 사실상 휴짓조각이 된다. 현재 피해를 본 현대차증권, BNK투자증권, KB증권, KTB자산운용, 골든브릿지자산운용, 부산은행, 하나은행 등 7개 금융사가 채권단을 꾸린 상태다.

최근 신용평가사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졌다. 일부 투자자는 신용평가사가 CERCG에 대한 신용평가를 잘못해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로 나신평과 서신평은 처음에 해당 ABCP의 신용등급을 'A2'로 부여했다. 아울러 CERCG의 신용도를 'A'로 평가했다. 그러나 CERCG가 디폴트 선언을 하면서 ABCP 등급을 'C'로 낮췄다.

금융투자업계 안팎에서는 나신평이 CERCG를 중국 지방공기업으로 분류해 투자자가 '반드시 상환받을 수 있다'고 확신을 심어준 데 대해 문제가 있다고 진단한다.

그러나 CERCG는 민간자본이 섞인 기업으로, 그동안 채권 디폴트가 '0'이었던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산하 회사와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 나신평 관계자는 "미공시 보고서에 중국 '공기업'이라는 표현이 있었으나 공시된 보고서에는 '공기업'이라는 표현이 없었다"며 "CERCG는 매출과 현금흐름이 모두 우수한 기업이었기에 더 안타까운 심정이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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