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이달 18∼20일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에 경제인이 포함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융계 인사 중에 누가 가게 될지 관심이다.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가 비핵화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지만 청와대가 방북단에 경제인을 포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제한적인' 남북경협의 물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특히 남북경협이 본격화하면 금융 측면의 협력 관계 모색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번 방북단에 금융계 인사도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단은 남북경협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큰 국책은행의 수장들이 포함될 것으로 보이나, 그간 남북교류 활성화 등에 관심을 가져온 금융지주 수장도 가능하다는 예상이 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10일 평양 남북정상회담 계획을 발표하면서 "경제인들도 꼭 (방북단에)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는 북측과 약 200명으로 합의된 방북단에 경제인들이 일부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다.

방북단은 2000년 6월과 2007년 10월 각각 평양에서 열린 1·2차 남북 정상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경제단체 대표와 재벌 그룹 총수 등 경제계 유력 인사들이 포함될 확률이 높다.

금융계 인사가 포함된다면 먼저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나 은성수 수출입은행장 등 국책은행장들이 포함될 확률이 높다.

산업은행은 그간 북한 진출 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경험이 많고, 수출입은행은 통일부로부터 남북협력기금을 맡아 운용하고 있다.

민간 금융회사 가운데서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포함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김 회장은 지난달 17∼19일 평양에서 열린 국제유소년축구대회에 참관하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 북한을 방문했던 유일한 금융계 인사다.

무엇보다 하나금융은 북한과 연계된 사업을 그간 꾸준히 추진해 왔다.

지난 7월 김 회장은 중국의 훈춘시와 연변 자치주, 장춘시 및 러시아 자루비노 항구 방문을 통해 창지투 개발·개방 선도구 일대의 현황을 살펴봤다.

하나금융은 이같은 사업을 통해 앞으로 북한 개방이 본격화되면 북한·중국 접경지역에서 중추적인 금융 역할을 담당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다른 금융지주들과 은행들도 남북환계의 변화와 경협 등에 체계적으로 대응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우영웅 신한지주 부사장을 중심으로 지주와 은행, 카드, 금융투자, 생명 등 그룹사의 전략담당 부서장으로 구성된 협의체를 구성했다.

협의체는 남북경협 관련 조사와 그룹 차원의 컨트롤 타워의 역할을 수행한다.

KB금융은 지주와 각 계열사 전략담당 부서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

이 TFT는 남북관계의 진전에 따라 은행, 증권, 보험 등 각 분야에서 참여하거나 지원할 수 있는 기회 영역을 검토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우리은행은 '남북 금융 협력 TF'를 조직해 대북제재의 완전한 해제를 전제로 한 남북 경제협력 사업을 구체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TF에는 전략기획부, 글로벌, 외환, 투자은행, 개입영업, 기업영업 등 8개 부서와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참여해남북 경협이 진전될 경우 대북 관광사업, 사회간접자본(SOC) 구축 사업 등 금융이 필요한 다양한 사업에 참여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11일 "청와대가 1차 정상회담 후 2차 정상회담을 준비할 시간이 5개월여간 있었던 만큼 금융 부문에 대한 지원 계획과 이를 집행할 기관들에 대한 청사진도 어느 정도 마련해 놓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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