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국민연금이 올해 상반기 해외국채에 대한 투자비중을 축소했다.

이런 행보는 뉴욕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미국 국채 수요가 둔화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11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의 해외채권투자 포트폴리오는 국채 44.6%, 정부관련채 22.4%, 회사채 25.7%, 유동화채권 5.6%, 기타채권 1.7%로 구성됐다.

국민연금의 해외채권투자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채는 6개월 전인 작년 말 45.3%에서 0.7%포인트 투자비중이 줄었다.

국민연금이 해외국채에 대한 투자비중을 축소한 이유는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 행보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시중금리 상승과 채권 평가손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 대한 대응이 해외국채 포지션 변화를 촉발했다는 의미다.

국민연금이 이같은 행보는 미국 국채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요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작년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미국 국채 순공급 규모는 8천499억 달러로 2017년 회계연도 5천217억 달러보다 3천282억 달러(62.9%) 증가했다.

또 미국 재무부가 올해 8월~10월에 국채 입찰 규모를 중단기물 중심으로 300억 달러 증액하기로 해 국채 순공급 규모는 2012년 이후 처음으로 1조 달러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공급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미국 국채 수요는 둔화하고 개인과 펀드, 연기금 등 미국 국내 수요가 물량을 소화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국금센터 관계자는 "미국 국채의 경우 장단기 금리 차가 크게 축소된 가운데, 하반기에 중단기 국채 물량 공급이 증가할 것으로 보여 수익률 곡선 역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면서 "외국인 수요 둔화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6월 말 기준 해외채권투자 수익률은 3.25%(연환산 3.66%)로, 국내 채권투자 수익률 1.22%(연환산 2.42%)보다 높다.

공단 관계자는 "달러-원 환율이 상승하면서 원화로 환산한 수익이 늘어난 것이 해외채권투자 수익률이 높아진 원인"이라며 "환율이 상승하면서 기금 전체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보완적인 효과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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