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중동 리스크'가 여전한 탓에 KT&G를 둘러싼 실적 우려도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앞서 금융시장에서는 KT&G의 하반기 실적 반등을 예고하는 시각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부진한 흐름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에 더욱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연합인포맥스가 11일 최근 2개월간 실적 추정치를 제시한 13개 증권사를 상대로 컨센서스를 실시한 결과, KT&G는 올해 3분기에 4천81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3.23%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 1개월간의 전망치를 따로 집계해보면 KT&G의 3분기 실적에 대한 비관적 전망은 한층 강화된 상태다.

KT&G의 3분기 영업이익 수준을 3천688억원 수준으로 낮춰 잡는 증권사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KT&G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2% 이상 줄어든다.

KT&G는 현재 담배와 인삼, 부동산 등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보해 둔 상태다. 다만, 지난해 전체 매출 중 60% 이상이 담배사업에서 발생했을 정도로 이 분야의 의존도가 높다.

담배사업의 수익성이 악화한 데는 전체 해외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중동을 중심으로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점이 반영됐다.

그간 미국의 이란 제재 우려와 이란의 환율 변동 등으로 '불확실성'을 키웠던 중동 영업 환경은 최근 아랍에미리트(UAE)의 세금 인상 이슈가 겹치면서 '악화일로'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중앙아시아 지역에서의 수출 또한 낙관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많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 7~8월 국내 담배 수출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49.7%, 35.6% 감소하는 흐름을 보였다.

또한, 일반 궐련 수요가 위축되면서 국내 담배 판매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전체 실적에 악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다만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이러한 흐름은 자체 펀더멘탈이 악화했다기보다는 외부 환경에 의해 발생한 측면이 크다"며 "국내 전자담배 판매 증가 등을 통한 수익성 개선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전자담배 시장의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서도 점유율을 확대에 성공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대목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11월 첫선을 보인 KT&G의 궐련형 전자담배인 '릴'은 지난 7월까지 70만대 이상의 판매를 기록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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