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접근성 '악화일로'…금융비용 확대 불가피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올해 처음으로 공모채 발행 의사를 타진 중인 아시아나항공을 두고 금융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차입 부담이 적지 않은 데다 신용등급 변동성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용등급이 'BBB'인 아시아나항공은 1년 6개월물로 3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고자 회사채시장을 찾을 예정이다.

이를 위해 아시아나항공은 하이투자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이달 말까지 발행 일정을 모두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발행 과정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신용등급이 낮은 데다 등급 전망까지 '부정적'으로 제시된 점이 투자자들의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한국기업평가의 경우 이미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을 'BBB-'로 낮춘 상태다.

나이스신용평가나 한국신용평가까지 추가적으로 신용등급 하향에 가세하면 아시아나항공의 금융시장 접근성은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2천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실적 반등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저비용항공사(LCC)와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업황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은 상황"이라며 "재무 건전성의 회복 또한 현재로써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말 아시아나항공의 연결기준 부채 규모는 7조1천146억원 수준이다. 지속적인 노력 끝에 부채비율은 639.4%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항공산업 특성을 감안해도 여전히 과중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해 실적 회복에 더해 보유 지분의 매각, 유상증자 등에 나선 것도 한계가 있었다는 평가다. 대규모 투자가 동반되면서 아시아나항공은 결국 자본잠식의 늪에서는 빠져나오는 데는 실패했다.

아울러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10~11월 만기도래하는 2천억원의 회사채에 대응해야 한다. 아울러 그간 자산담보부증권(ABS) 발행을 지속적으로 늘려 온 점도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별도기준 아시아나항공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가 785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은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이렇다 보니 그간의 회사채 수요예측 성적 또한 좋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12년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된 이후 실시한 모든 수요예측에서 '미달'을 냈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9월 수요예측(400억원 규모) 또한 30억원의 주문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부채자본시장(DCM) 관계자는 "대부분 증권사가 아시아나항공 회사채 주관을 맡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라며 "리테일 수요가 큰 대한항공 회사채에 비해 물량 소화가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고 전했다.

이렇다 보니 아시아나항공의 이자비용 부담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지난 2014년 아시아나항공이 찍었던 1년 6개월물의 발행금리는 4.7%였지만, 지난해 9월에는 같은 만기의 발행금리가 5.5%까지 올랐다.

전일에는 개별민평금리가 6.373%까지 뛰었다. 향후 수요예측에서 미달에 직면할 경우 금리부담은 더욱 커질 가능성도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담보가 있는 ABS와는 달리 항공업체들의 공모채 조달은 여전히 쉽지 않은 분위기"라며 "다만, 산업은행 등이 참여해 물량을 일부 받아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jw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