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미·중간 무역분쟁과 달러화 강세에 신흥국 증시가 본격적인 베어마켓(약세장)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는 이 같은 신흥국 리스크가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국가의 시스템적 위기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피델리티의 레이몬드 마(Raymond Ma)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11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아시아 시장 전망과 투자기회 간담회'에서 "중국은 최근 무역분쟁, 위안화 절하 등 여러 악재를 동시다발적으로 대면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의 국유기업 개혁, 지난해 고점 대비 20% 이상 빠진 밸류에이션 등을 고려할 때 추가적인 시장 악화를 예상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레이몬드 마 매니저는 "지난 1980년대 후반 일본의 시장 상황이 현재 중국과 매우 유사하다"며 "당시 주식시장 하락 상황에도 구조적 성장이 있던 제약, 유통, 게임 등 개별 종목들은 큰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시적 추세를 따라가기보다는 앞으로 성장할 만한 종목을 찾아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유망한 업종으로 전기 자동차와 빅데이터, 클라우드 산업 등을 꼽았다.

중국은 지난해 기준 총 60만대의 전기 자동차를 생산하며 전세계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레이몬드 마 매니저는 "중국은 올해 전기 자동차 생산량을 200만대까지 확대할 전망"이라며 "전기차에 쓰이는 배터리와 코발트 등이 약세장 속 투자 대안처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은 미국에 이어 데이터를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는 국가로, 향후 빅데이터와 클라우딩 산업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며 "중국 빅데이터 3위 업체인 차이나 유니콘의 경우 지난해 1분기 2조5천억 메가바이트(MB)의 정보량에서 올해 1분기 250% 증가한 9조 메가바이트의 정보량을 구축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날 연사로 참여한 피델리티의 게리 모나한(Gary Monaghan) 인베스트먼트 디렉터도 "중국과 더불어 인도시장은 안정적인 거시경제 상황과 펀드 산업의 성장으로 장기적 호황을 이어갈 것"이라며 "아시아 주식 시장의 밸류에이션이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는 종목 선정에 따른 액티브 운용이 빛을 발할 기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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