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리비아 국영 석유공사(NOC)에 대한 무장괴한의 공격 등으로 지정학적 우려가 다시 커진 데 따라 상승했다.

11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71달러(2.5%) 상승한 69.2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리비아에서 발생한 테러 이후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허리케인 플로렌스 영향 등을 주시했다.

전일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 NOC 본부가 무장괴한의 공격을 받아 두 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리비아는 연초에도 정유시설에 대한 테러 등으로 원유 생산에 차질이 발생했다. 최근 생산이 다소 안정됐지만, 이번 테러 이후 재차 생산 활동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직 테러를 저지른 단체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슬람국가(IS)는 종종 산유 시설을 공격했다고 전했다.

미 동부 지역으로 접근하고 있는 허리케인 플로렌스 우려가 커진 점도 유가에 상승 압력을 가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전일에는 플로렌스의 영향으로 석유 제품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우려를 점했지만, 이날은 동부 지역의 생산설비 타격 우려가 부상했다.

프라이스 퓨처 그룹의 필 플라얀 수석 시장 연구원은 "노스캐롤라이나 지역 정유 설비는 내륙 지역에 있지만, 홍수나 정전으로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이 폐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은 휴스턴에서 가솔린과 디젤 등을 북동부로 이동시키는 주 통로다.

허리케인 상륙을 앞두고 대규모 대피령이 내려진 가운데, 이들이 휘발유 등을 사재기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란 원유 수출 차질에 대한 우려도 유가 상승을 거들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8월 이란 원유 생산이 7월에 비해 하루 평균 20만 배럴 줄었다는 진단을 내놨다.

EIA는 올해와 내년 미국의 산유량 전망치도 기존보다 낮춰잡았다. 반면 WTI와 브렌트유 가격 전망은 상향 조정했다.

다음날 나올 미국의 주간 원유 재고가 감소할 것이란 전망도 유가를 밀어 올렸다.

WSJ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지난주 원유 재고가 160만 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허리케인에 따른 유가 변동은 일시적인 현상이고, 향후 이란 생산 감소 정도에 초점이 모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PVM 오일의 토마스 바르가 연구원은 "미국의 이란 제재 영향이 느껴지고 있다"며 "원유시장의 가장 큰 우려는 이란 원유가 시장에서 얼마나 사라질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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