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1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충돌 우려에도 애플 등 주요 기술주 주가가 반등한 데 힘입어 상승했다.

미 국채 가격이 더 긴축적인 통화정책 우려에다 대규모 입찰에 하락했다.

달러화 가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긴장이 고조되면서 상승했다.

뉴욕 유가는 리비아 국영 석유공사(NOC)에 대한 무장괴한의 공격 등으로 지정학적 우려가 다시 커진 데 따라 상승했다.

이날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에 대한 제재 승인을 요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무역 긴장이 다시 고조됐다

중국은 2013년 미국이 중국산 기계류와 전자제품, 철강, 경공업 제품 등에 덤핑 관세를 부과 것과 관련해 WTO에서 승소했음에도 미국이 시정 조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제재를 승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안건은 오는 21일 논의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가 준비됐다는 위협을 내놓은 이후 이런 소식이 전해지면서 양국 간 갈등 격화 우려가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WTO가 미국의 덤핑 판단 방식인 이른바 '제로잉'이 규정 위배라는 판단을 한 점 등으로 WTO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면서 탈퇴 위협을 내놓기도 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의 무역협상과 관련해서는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며 양국이 '선의'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캐나다는 이날 나프타 개장 협상을 다시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중국과 무역에 대해서는 강경한 스탠스를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경제지표는 긍정적으로 나왔다.

전미자영업연맹(NFIB)은 8월 소기업 낙관지수가 전월 107.9에서 108.8로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는 45년 전 집계가 시작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 노동부는 7월 채용공고가 694만 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역시 2000년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고 기록이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3.99포인트(0.44%) 상승한 25,971.0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0.76포인트(0.37%) 상승한 2,887.8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8.31포인트(0.61%) 오른 7,972.47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충돌 가능성과 북미자유무역(NAFTA) 재협상, 주요 기술주 주가 동향 등을 주시했다.

장 초반에는 무역 우려가 시장을 짓눌렀다.

다우지수는 양국의 충돌 우려로 장 초반 100포인트가량 하락하기도 했지만, 이후 꾸준한 반등 움직임을 보였다.

애플 등 최근 부진했던 주요 기술주 주가가 상승세를 타면서 지수를 이끌었다.

애플 주가는 투자은행 UBS가 목표 주가를 215달러에서 250달러로 올린 점과 오는 12일 신제품 발표 행사를 앞둔 기대감 등으로 2.5% 올랐다.

넷플릭스와 아마존 주가도 2% 이상 큰 폭 올랐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규제 우려에 직면한 소셜미디어 기업 주가도 각각 1%가량 동반 상승했다.

장 후반에는 무역 관련해서도 다소 긍정적인 소식이 더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의 무역협상이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며 양국이 '선의'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유가가 이날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점도 에너지주 중심으로 주가 상승에 일조했다.

허리케인 플로렌스가 미 남동부 지역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되면서 홈디포 등 주택 용품 업체 주가도 올랐다.

이날 업종별로는 에너지가 0.98% 올랐고, 기술주는 0.84% 상승했다. 필수 소비재는 0.39% 떨어졌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도 호조를 보이면서 주가 반등을 거들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기술주 불안이 진정되고 있는 점이 시장에 자신감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알랜 란츠 앤드 어소시에이츠의 알랜 란츠 대표는 "애플 주가 상승이 시장의 가장 큰 동력"이라며 "기술주가 펀치를 맞았지만, 회복 중이고 대장주의 귀환에 투자자들이 자신감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6.8%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6.64% 하락한 13.22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4.2bp 상승한 2.979%를 기록했다. 지난달 2일 이후 가장 높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3.6bp 오른 3.123%를 보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보다 3.3bp 오른 2.748%를 나타냈다. 2008년 7월 이후 최고치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22.2bp에서 이날 23.1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이날 시장에 영향을 미칠 만한 경제 지표가 없는 가운데 국채 입찰에 집중했다.

미국 재무부는 340억 달러 규모의 3년 만기 국채를 이날 입찰을 통해 발행했다.

또 늘어나는 재정 적자를 막기 위해 재무부는 단기 국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는 계획을 내놓고 있다. 이번 주 10년 만기 국채 등의 입찰이 예정돼 있다.

새로운 국채를 담기 위한 시장 참가자들의 점진적인 매도로 국채 값 낙폭이 커졌다. 이날 3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2.822%로, 2007년 5월 이후 가장 높았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가운데 8월 고용지표 호조로 금리 인상 지속 가능성이 점차 커지며 하락 압력을 받았다. 시장은 올해 최소 1번 이상의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RBC 캐피탈 마켓의 톰 포르셀리 수석 미국 경제학자는 "어떤 종류의 인플레이션도 일단 병 밖으로 나오면 다시 넣기가 힘들다는 것이 문제"라며 "임금 증가 가속이 머지않은 미래에 현실이 될 것이라는 지표가 지나치게 많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은 이런 위험을 관리해야만 한다"며 "현재 정책이 중립금리보다 75bp 낮게 설정돼 있어서 연준은 가야 할 길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경제 지표에서 노동시장은 더욱 타이트해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7월 채용공고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BOE)의 통화정책회의는 오는 13일 열린다.

FTN 파이낸셜의 짐 보겔 금리 전략가는 "어떤 정책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회의를 앞두고 관망세가 짙다"고 말했다.

브렉시트 안을 두고 유럽연합(EU)과 협의하고 있는 영국의 경우 브렉시트 협상 희망이 있는 데다, 이탈리아 채권시장 급락세도 진정됐다.

독일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2.5bp 오른 0.429%, 영국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3.2bp 상승한 1.502%를 기록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1.58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1.08엔보다 0.50엔(0.45%)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59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591달러보다 0.0001달러(0.01%)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9.33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8.82엔보다 0.51엔(0.40%)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0.04% 상승한 95.192를 기록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안전통화로 여겨지는 달러화가 상승했다.

이탈리아 채권시장 회복과 노딜 브렉시트 체결 희망 등으로 최근 강세를 보였던 유럽 관련 통화 강세가 잦아든 영향도 작용했다. 강한 반등세를 이어가던 파운드화는 이날 하락세로 전환했다.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에 대한 제재 승인을 요청했다.

미국과 중국이 올해 주고받은 무역 보복 관세 관련 사안은 아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가 준비됐다는 위협을 내놓은 이후 나온 소식이라 갈등 격화 우려가 커졌다.

XE의 비아스 스리문투 트레이더는 "투자자들이 무역전쟁과 관련된 헤드라인에 조심스러운 접근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시에테 제네럴의 알빈 탄 분석가는 "일부 위험회피 심리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위험회피는 유로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며 "만약 이탈리아 국채수익률 스프레드가 더 좁혀진다면 유로에는 더 큰 동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전 거래일에 투기세력이 달러 롱포지션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이 달러의 추가 상승에 불안해하고 있다는 의미다.

시장 참여자들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 관련 불확실성이 줄어야 명확한 흐름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이날 달러, 유로 등 주요 통화는 매우 좁은 범위에서 움직였다.

달러지수는 7월 채용공고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데다, 장 후반 캐나다와의 협상이 잘 되고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상승 폭을 거의 반납했다.

BNY멜론의 네일 멜러 전략가는 "유로-달러는 보합권에 있다"며 "무역긴장이 명확해져야 정확한 방향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계속되는 무역긴장에 호주 달러는 이날 장중 2016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호주는 상품 비중이 높아 무역긴장에 따른 상품 수요가 줄어들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를 받고 있다.

뉴질랜드 달러 가치 역시 최근 2년 반 동안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하기도 했다.

멜러 전략가는 "호주 달러는 전 세계적 위험을 나타내는 척도인데, 현재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71달러(2.5%) 상승한 69.2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리비아에서 발생한 테러 이후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허리케인 플로렌스 영향 등을 주시했다.

전일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 NOC 본부가 무장괴한의 공격을 받아 두 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리비아는 연초에도 정유시설에 대한 테러 등으로 원유 생산에 차질이 발생했다. 최근 생산이 다소 안정됐지만, 이번 테러 이후 재차 생산 활동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직 테러를 저지른 단체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슬람국가(IS)는 종종 산유 시설을 공격했다고 전했다.

미 동부 지역으로 접근하고 있는 허리케인 플로렌스 우려가 커진 점도 유가에 상승 압력을 가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전일에는 플로렌스의 영향으로 석유 제품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우려를 점했지만, 이날은 동부 지역의 생산설비 타격 우려가 부상했다.

프라이스 퓨처 그룹의 필 플라얀 수석 시장 연구원은 "노스캐롤라이나 지역 정유 설비는 내륙 지역에 있지만, 홍수나 정전으로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이 폐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은 휴스턴에서 가솔린과 디젤 등을 북동부로 이동시키는 주 통로다.

허리케인 상륙을 앞두고 대규모 대피령이 내려진 가운데, 이들이 휘발유 등을 사재기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란 원유 수출 차질에 대한 우려도 유가 상승을 거들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8월 이란 원유 생산이 7월에 비해 하루 평균 20만 배럴 줄었다는 진단을 내놨다.

EIA는 올해와 내년 미국의 산유량 전망치도 기존보다 낮춰잡았다. 반면 WTI와 브렌트유 가격 전망은 상향 조정했다.

다음날 나올 미국의 주간 원유 재고가 감소할 것이란 전망도 유가를 밀어 올렸다.

WSJ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지난주 원유 재고가 160만 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허리케인에 따른 유가 변동은 일시적인 현상이고, 향후 이란 생산 감소 정도에 초점이 모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PVM 오일의 토마스 바르가 연구원은 "미국의 이란 제재 영향이 느껴지고 있다"며 "원유시장의 가장 큰 우려는 이란 원유가 시장에서 얼마나 사라질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ysyo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