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8월 고용지표가 7월보다 더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채권시장에는 강세재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최근 금리 하락세가 과도하게 이어졌다는 지적에 장기물 강세는 제한되며 수익률 곡선은 가팔라질 수 있다(커브 스티프닝)고 내다봤다.

1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신규 취업자 수는 3천 명 증가로 두 달째 취업자 수가 1만 명에 미치지 못했다.

이는 지난 7월 신규 취업자 수 5천 명 증가보다 증가 폭이 더욱 축소된 것으로 올해 최저 기록을 경신했다.

실업자는 7개월째 100만 명을 넘어 외환위기 이후 가장 긴 대량실업 상황이 이어졌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8월 고용지표가 얼마나 더 나빠질지가 시장의 관심사였다며 두 달 연속 고용지표 쇼크에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점점 희박해질 수 있다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8월 고용지표가 어느 정도 안 좋을 것이란 예상은 있어 큰 강세를 보이진 않을 것이다"며 "그러나 고용률 하락 등 인구구조 변화로도 해석이 안 되는 부분이 있어 내용은 더 안 좋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장단기 채권금리 움직임이 차별화된 흐름을 보일 것 같다"며 "장기물 금리는 최근 강세를 되돌리는 반면, 단기물 금리는 연내 동결을 반영해 금리가 더 내릴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고용지표 부진이 이어지면서 채권금리의 기술적 반등도 제한을 받을 수 있다"며 "시장은 여러모로 강세재료만 가득한 상황인데 장 막판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자산운용사의 채권 운용역은 "미국 채권금리가 상승했지만, 국내는 고용지표 쇼크로 충분히 강세로 갈 수 있다"면서도 "아직 한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불안이나 정책 여력 확보 등 아직 한은이 금리 인상을 추진할 이유는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강승원 NH 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전년동월대비 신규 취업자수는 3천명을 기록해 전월에 이어 쇼크를 기록했다"며 "시장의 눈높이가 낮아져 7월보다 민감하게 반응하진 않겠지만 정부는 재정집행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고 전했다.

그는 "시장은 한은의 금리인상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생각할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 강세 요인으로 판단한다"고 예상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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