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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장원 칼럼> 현대판 레디메이드 인생,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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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8.09.12  10: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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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인포맥스) 하반기 대기업 채용시즌이 시작됐다. 삼성과 현대차, LG 등 대기업 그룹사들이 9월 들어 대졸 신입 공채를 시작했고 주요 증권사 등 금융회사들도 채용설명회를 진행하는 등 하반기 공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대기업들의 신입 채용 규모가 예년보다 커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올해 하반기에만 약 3만명의 신입 공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그룹이 향후 3년간 4만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히는 등 굴지의 대기업들이 일자리 마련에 앞장서는 만큼 청년층 취업 기회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들의 이러한 행보는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화답하는 모양새로 비친다.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일자리 문제를 강조하고 있으나 최근 '쇼크'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고용지표들이 크게 악화한 점에 비춰볼 때 하반기 대졸 공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정부 주도로 공공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지고 있으나, 결국 양질의 민간 일자리가 많아져야 우리 경제에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하반기 일자리 증가 수는 곧 문재인 정부의 경제성적표를 가늠할 것이 분명하다. 일자리가 많아져야 정부가 추구하는 소득주도 성장이 빛을 발할 것이며, 그것이 경제에 마중물로 작용해 성장을 가속화하는 동력이 될 것이다. 이 때문에 정부도 내심 하반기 대졸 공채에 큰 기대를 걸고 있을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 민간의 일자리 창출은 우리 시대의 중요한 과제가 됐다. 저출산 고령화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의 시작도 일자리 창출에서 출발해야 한다.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가 있어야 결혼도 하고, 집도 장만하고 출산도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2000년대부터 고용 없는 성장이 유행하면서 청년층의 일자리는 빠르게 줄었고, 그 자리를 비정규직과 아르바이트 등 단기·임시직이 채웠다. 일자리가 없는 청년들은 먼 미래를 꿈꾸기는커녕 그날그날 버티며 사는 하루살이 인생이 됐다. 이는 마치 일제 치하 1930년대 대공황 시대에 일자리를 찾지 못해 '레디메이드 인생'이라고 자조했던 선조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역대 정권 모두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공약했지만 그 약속을 제대로 지킨 정부는 아직 없다. 문재인 정부도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다. 기업들은 또 그들 나름대로 고충이 있다. 대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경기도 꺾이고 있는 시점이어서 채용 확대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유통업계 등은 구조변화로 인해 신규 채용이 쉽지 않다고 한다. 게다가 경제검찰인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사익편취, 일감 몰아주기, 지배구조 개선 등 고강도 개혁을 요구받고 있어 안팎으로 힘겨운 상황이다.

    그러나 국가적 미래를 위해 인적 자원에 투자해야 한다는 명제는 여전히 유효하다. 선배 세대들은 청년 세대들에게 활로를 열어주고 도와줘야 한다. 후배 세대들이 미래가 있는 삶을 살아야 나라의 장래도 밝아지기 때문이다. (산업증권부장)

    jang7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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