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KB금융지주가 주가와 시가총액에 이어 2분기 실적에서도 신한금융지주를 제치고 은행권 1등 자리에 올랐다

이 때문에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KB사태' 3년 만에 분열됐던 조직을 안정시키고, 수익성까지 끌어올리면서 성공적으로 경영 정상화를 이뤄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20일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조8천602억 원과 1조8천891억 원을 기록했다고 각각 발표했다

두 지주사의 당기순이익 격차는 1분기 1천197억 원에서 289억 원으로 바짝 좁혀졌다.

2분기만 보면 KB금융이 신한금융을 넘어섰다.

KB금융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9천901억 원으로 신한금융(8천920억 원) 보다 많았다.

KB금융이 분기 실적에서 신한금융을 앞선 것은 2015년 1분기 이후 2년여 만이다.

올해 1월 25일 신한금융 주가를 5년 만에 역전하고 6월 29일 시가총액도 넘어선 데 이어 순익 규모에서도 앞선 것이다.

이는 지난 4월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의 경영 실적이 2분기부터 94.3%와 79.7%까지 반영된 영향이 크다.

KB금융 2분기 실적에는 KB손보 염가매수차익 1천210억 원과 특수채권 회수 등 650억 원의 대손충당금 환입에 따른 2천억 원 가까운 일회성 이익이 반영됐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의 일회성 요인은 신한카드의 비자카드 매각이익(800억 원)이 전부다.

KB금융 관계자는 "KB손보와 KB캐피탈의 지분율이 확대되면서 그룹의 순익 기여도도 높아졌다"며 "비은행 부문의 강화를 위해 인수했던 자회사들의 실적이 그룹 연결재무제표에 본격적으로 반영된 영향이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회성 요인뿐 아니라 영업성과를 보여주는 지표에서도 KB금융이 신한금융을 앞선 점은 주목된다.

특히 최대 계열사인 은행의 경우 KB국민은행이 1분기에 이어 2분기 누적에서도 신한은행 순익을 앞지르며 격차를 벌려 나갔다.

상반기 국민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조2천92억 원, 신한은행은 1조1천43억 원으로 1천억 원 이상 차이 난다.

국민은행은 2분기 650억 원의 대손충당금이 환입된 데다, 수수료수익도 국민은행이 6천억 원으로 신한(4천746억 원)보다 많았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순이자 이익은 각각 2조5천850억 원과 2조3천810억 원으로 비슷했고, 이자이익은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각각 4천710억 원, 4천760억 원씩 거뒀다.

KB금융의 비은행 부문 선전도 두드러졌다.

KB금융의 비은행 부분 순익 비중은 37%로 전년동기대비 11%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KB손보는 완전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순익 기준으로 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신한금융은 지난 10년 가까이 지켜온 순익 기준 선두 자리를 KB금융에 빼앗기면서 내부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신한금융의 한 관계자는 "KB금융의 2분기 순익 급증은 일회성 요인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며 "KB를 의식하기보다 새로운 미래 전략과 함께 신한만의 스탠스를 유지하려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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