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지난달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 증가 규모가 이란 산유량 감소를 크게 넘어섰다고 밝히고, 신흥국 불안도 우려하면서 급락했다.

13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78달러(2.5%) 하락한 68.5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IEA 보고서와 허리케인 '플로렌스' 영향 등을 주시했다.

IEA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OPEC의 지난달 산유량이 7월보다 하루평균 42만 배럴 증가한 3천263만 배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2년래 가장 큰 증가 폭이다.

리비아와 이라크, 나이지리아,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생산이 늘어난 점이 산유량 증가를 이끌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IEA는 OPEC 산유량 증가는 미국 제재를 앞둔 이란 산유량 감소 폭을 훨씬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란의 8월 산유량은 하루평균 15만 배럴 줄었고, 원유 수출 물량은 28만 배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과 인도가 수입 물량을 줄인 것으로 IEA는 분석했다.

IEA는 OPEC의 산유량이 증가하면서 글로벌 원유 생산 물량이 지난 8월 하루평균 1억 배럴을 넘었다고 덧붙였다.

IEA는 올해와 내년 글로벌 원유 수요 증가 규모 전망은 각각 하루평균 140만 배럴과 150만 배럴로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다만 신흥국 통화의 가파른 약세 등 불안이 원유 수요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놨다.

IEA는 "2019년에는 일부 신흥국 관련 위험이 있을 수 있다"며 "달러 대비 통화의 약세는 에너지 수입 비용을 높인다"고 지적했다.

IEA는 이어 "무역분쟁이 고조되는 데 따른 위험도 있다"고 덧붙였다.

산유량 증가 소식에 신흥국 불안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 우려가 중첩되면서 유가는 강한 하락 압력을 받았다.

미 남동부 해안에 접근 중인 허리케인 '플로렌스'의 위력이 다소 약화했다는 소식도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이날 플로렌스의 등급이 2등급으로 한 단계 더 내려갔다고 밝혔다.

초강력 허리케인 접근은 원유 수송 설비에 대한 타격 우려와 휘발유 등 석유제품에 대한 단기 수요 증가 전망을 자극했던 바 있다.

여기에 유가가 최근 가파르게 상승한 데 따른 차익실현 움직임도 이날 하락 폭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유가가 이날 급락했지만, 지속적인 하락 움직임을 예상하지는 않았다.

리터부시 어소시에이츠의 짐 리터부시 대표는 "전일 미 재고 감소 소식에 유가가 과도하게 상승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오늘 IEA 보고서에 따른 투매도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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