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물 5억弗 'T+60bp'ㆍ30년물 5억弗 'T+85bp'

4년 만에 찍는 30년물 3%대 낮은 금리로 발행



(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정부가 10억 달러 규모의 달러화 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에 성공했다.

기획재정부는 14일 10년물 5억 달러와 30년물 5억 달러 등 총 10억 달러의 외평채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30년물은 지난 2014년 6월 이후 4년여 만에 발행했다. 역대 두 번째다.

기재부는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홍콩과 미국 등을 방문해 현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벌였고,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판단해 13일 발행절차에 착수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 주문이 대거 몰리면서 금리도 낮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10년물은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에 60bp가 가산된 3.572%(표면금리 3.5%)에서 결정됐고, 30년물은 미 국채 30년물에 85bp가 더해진 3.957%(표면금리 3.875%)로 확정됐다.

기재부는 당초 최초 가이던스 금리로 미 국채 금리에 각각 90bp(10년물)와 110bp(30년물)를 가산한 수준으로 제시했다.

결과적으로 이보다 10년물은 30bp, 30년물은 25bp 낮췄다.

10년물 금리는 기존 10년물 외평채 가산금리보다 10bp 낮은 수준이고, 30년물은 기존 외평채와 비슷한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신규 발행 채권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이 추가 금리(new issue premium)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낮은 수준이다.

30년물의 경우 초장기물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3%대에서 발행에 성공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2014년 30년물을 찍었을 때의 금리는 4.143%였다.

기재부는 입찰 과정에서 주문이 몰리면서 최초 가이던스 금리보다 두 번이나 금리를 낮췄음에도 최종 접수 주문이 발행물량 대비 5.7배에 달했다고 전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기존 최대는 2005년 발행 때의 5.6배였다. 통상 외평채 발행 때의 최종 접수 청약배수는 평균 3.6배다.

투자자별로는 자산운용사(60%)가 가장 큰 투자 비중을 보였으나, 중앙은행ㆍ국부펀드(16.5%), 보험사ㆍ연기금(16%)도 높은 투자 비중을 보였다.

지역별로는 미국(49%)과 아시아(39%) 투자자 비중이 높았고, 유럽(12%) 투자자들도 참여했다.

기재부는 "미국의 금리 인상과 미중간 통상갈등, 신흥국 불안 등 어려운 대내외 여건에도 우리 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강한 신뢰를 재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신흥국 전반의 외화 조달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초장기물 외평채 발행에 성공함으로써 투자자들 사이에서 우리나라가 다른 신흥국과는 다르다는 점을 확인해 주는 계기가 됐다고 자평했다.

문지성 기재부 국제금융과장은 "남북 정상회담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등으로 우리나라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사상 최저 수준까지 낮아졌음에도 외평채 가산금리는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이번 발행을 계기로 기존에 유통되고 있는 외평채 가산금리도 점차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평채 금리가 떨어지면 우리 경제 전반의 외화 조달 비용도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외평채 금리는 민간 부문 외화채권의 벤치마크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이번 외평채 금리 하락으로 우리 기업과 금융기관들의 외화 차입비용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pisces73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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