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규제 불확실성 제거 기대



(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52주 신저가를 경신하는 등 내리막을 걷던 은행주 주가가 깜짝 상승했다.

이낙연 총리가 강한 어조로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시중금리가 오른 데다, 부동산 규제가 발표되며 불확실성이 완화한 영향이다.

대출 잔액이 큰 폭 늘고 연체율이 낮아지면서 은행주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도 주가가 오르는 원인이 됐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 주가는 전일 5만2천200원에 거래가 마감되며 전 거래일보다 1.56% 올랐다.

KB금융 주가는 지난달 16일 장중 한때 4만9천400원까지 떨어지며 장중 기준 52주 신저가를 기록했지만 모처럼 뚜렷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지난달 24일 장중 한때 4만1천200원까지 하락하며 역시 장중 기준 52주 신저가를 경신한 신한지주도 전일 4만3천200원에 거래가 마감되며 전 거래일보다 1.05% 올랐다.

하나금융지주(3.06%)와 우리은행(1.23%), 기업은행(1.03%), BNK금융지주(0.72%) 등 다른 은행주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같은 날 코스피가 0.14% 오르는 데 그친 데 비하면 뚜렷한 상승세다.

은행주가 이처럼 상승한 것은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가 강화된 영향이 크다.

전일 국고채 금리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국회 대정부 질문에 출석해 "금리 인상 여부와 관련해 좀 더 심각하게 생각할 때가 충분히 됐다는 데 동의한다"고 발언한 데 따라 상승했다.

국고채 3년물은 2.8bp 오른 1.921%, 10년물은 0.8bp 상승한 2.262%에 고시됐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 총리의 발언은 과거 정부 관계자들의 각종 금리 관련 발언들 중에서도 매우 직접적이고 수위가 높았다"며 "원론적 수준 발언 이상의 정책적 견해가 강하게 반영됐다"고 진단했다.

국내 은행의 대출 잔액도 큰 폭 늘어 은행권의 호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8월 예금은행 전체대출은 전월 대비 11조 원 증가해 지난 4월 이후 가장 높은 순증 규모를 기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미 대출 평잔이 높은 상황에서 금리 인상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개선이 동반된다면 이자수익의 증가세는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은행 부실채권비율도 10년 만에 최저 수준이라 대출의 건전성도 매우 양호한 상태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발표한 9·13 부동산 대책도 은행권 수익성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당분간 은행권의 대출 성장세 둔화가 불가피하지만 주택 가격이 급락할 확률은 낮다는 이유에서다.

정부 대출 규제가 기존 대출에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우려를 더는 이유다.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에는 임대사업자 대출에 담보인정비율(LTV) 40%를 적용하는 게 핵심 중 하나다.

주택담보대출은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 LTV 40%를 적용하지만, 임대사업자대출은 이러한 규제가 없는 맹점을 이용해 80%까지 대출을 받아 가계대출의 우회 통로가 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은행권은 정부가 기존 대출에 대한 소급 적용을 할 것으로 우려했으나 대책 발표 후 신규 취득하는 주택에 대해서만 적용하기로 한 데 따라 우려를 덜게 됐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LTV 규제가 신규 임대업대출부터 적용된다고 해서 차주나 은행이 받을 영향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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