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자산운용업계 일각에서 펀드 기준가 계산 시간을 다음날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전 세계에서 펀드 기준가를 당일 저녁에 계산하는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런던 등 다른 나라에서는 거래가 이뤄지는 시간대여서 기준가 계산에 애로가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부분의 자산운용사는 펀드 기준가 계산을 당일 저녁에 한다.

증시가 3시 반에 마감하고, 전국 각지 판매사에서 정보를 취합해 운용사에 넘겨준다. 운용사에서 이를 넘겨받아 기준가 계산을 오후 7시쯤 시작하는데 끝나는 시간은 대중이 없다. 자정 무렵에 끝나는 경우도 많다.

이에 펀드 기준가 계산 시간을 익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업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주 52시간제 취지와도 어긋난다.

일부 탄력근무제를 시행하는 운용사도 있지만, 대부분 근무시간이 밤 늦게야 끝난다.

당일 저녁 시간대는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 아시아 시장은 대부분 마감된 상태다.

그러나 런던, 미국 시장은 열리기 시작해 활발히 거래되는 시간대로, 실무자들이 펀드 기준가 계산에 애로사항이 많다는 주장이다.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실무적인 부분이기는 하지만, 펀드 기준가에 따라서 수익률 등이 달라지는데, 우리가 펀드 기준가 계산하는 시간에 런던 등은 거래가 시시각각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기준가 계산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주 52시간제를 시행하는 게 요새 트렌드가 됐으니 이에 발맞춰 기준가 계산 시간도 지금처럼 오후 늦게 할 것이 아니라 다음날 하는 것으로 바꾸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밤 늦게까지 근무해야 한다는 업계의 고충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우리나라는 기축통화를 쓰는 다른 선진국 시장의 중간 시간대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준가 계산을 다음 날로 바꾸면 오늘 일어난 이벤트에 대한 가격이 다음 날 바뀌는 것"이라며 "펀드와 일임 자산 기준가만 익일에 계산하게 되면 이와 관련된 다른 자산들과의 형평성 등도 문제가 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jyk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