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은행권 첫 블록체인 프로젝트로 주목을 받았던 공동 인증서비스 '뱅크사인'이 출시된 지 2주가 넘었지만 아직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공동 인증서비스란 이름에 걸맞지 않게 몇몇 은행들은 일부 앱에만 뱅크사인을 적용해 사용 범위를 제한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뱅크사인 앱의 구글 플레이 다운로드 수는 1만~5만건 수준이다.애플 앱스토어에서는 다운로드 수를 기준으로 부문별 순위를 제공하고 있다.

뱅크사인은 현재 금융 앱 부문 78위에 올라 있다. 은행들이 개별적으로 내놓은 인증 앱보다 뒤처지는 순위다.

은행권이 지난달 27일 출시 행사에서 블록체인에 기반한 혁신서비스라고 홍보한 것을 감안하면 만족스러운 성과는 아니다.

아직 출시 초기라 시장 반응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도 있지만, 은행권에서는 예견된 결과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뱅크사인은 공인인증서에 비해 뛰어난 보안성과 편의성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지만 이용자 입장에서는 뱅크사인을 이용하려면 별도 앱을 따로 설치해야 하는 등 여전히 불편한 점이 많다.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인증수단과 차별점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은 뱅크사인 외에도 지문, 간편비밀번호 등 자체적으로 개발한 인증수단을 이미 제공하고 있다"며 "인증수단이 많아 뱅크사인만 집중적으로 홍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은행들이 특정 앱을 통해서만 뱅크사인을 연동하고 있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뱅크사인을 인증수단으로 이용하려면 뱅크사인 앱을 설치한 뒤 개별 은행 모바일 앱에 접속해 인증센터에서 뱅크사인을 선택하면 된다.

하지만 KB국민은행의 경우 간편금융 앱인 '스타뱅킹미니'에서만 뱅크사인이 연동된다.

우리은행은 '위비뱅크'에서 뱅크사인을 이용할 수 없고, KEB하나은행은 다음 달 아이폰 앱에 뱅크사인을 적용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와 한국씨티은행은 자체 인증서비스가 활성화돼 있다는 이유로 뱅크사인을 아예 도입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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