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BBB+'의 신용등급을 보유한 탓에 투자자 확보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던 ㈜한진이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이변'을 연출했다.

앞서, 금융시장에서는 ㈜한진 회사채의 신용등급 전망에 '부정적' 꼬리표가 달린 것에 더해 발행규모가 700억원으로 비교적 크다는 점에서 '미달'을 점치는 전망들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결과는 시장의 예상과는 완전히 달랐다.

20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한진은 1년6개월 만기로 7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고자 이날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결과는 매우 좋았다. ㈜한진의 회사채에 몰린 유효수요는 1천30억원이었다. 발행 예정액을 감안하면 300억원이상의 초과 수요를 확보한 셈이다.

A급 회사채와 달리 BBB급에 대한 투자심리가 여전히 냉랭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결과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많다.

부채자본시장(DCM) 관계자는 "신용도의 악조건에도 금리 매력이 큰 점이 리테일 수요를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며 "단기물인 만큼 리스크를 줄일 수 있었던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옛 한진해운신항만)을 둘러싼 이슈가 해소된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의 재무적 투자자인 펠리샤는 한진해운 파산을 계기로 ㈜한진에게 전환우선주의 매입을 요구한 바 있다.

지난해 말 'A-'였던 ㈜한진의 신용등급이 'BBB+'로 추락한 데도 FI의 풋옵션 행사로 재무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커진 점이 반영됐다.

다만, 부산항만공사와 한국수출입은행 등의 공적 기관들이 공동으로 글로벌해양펀드(2천억원 규모)를 조성하면서 관련 이슈도 일단락됐다.

특히, 그간의 수요예측 결과와 견주면 ㈜한진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선에도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는 평가다.

앞서 ㈜한진은 지난 2014년 말 이후 실시된 다섯 차례의 수요예측에서 모두 '미달'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350억원 규모의 수요예측에서 전량 '미달'의 굴욕을 겪더니, 올해 3월에도 연속 '미달'을 이어갔다. 당시 300억원 규모로 실시된 ㈜한진의 수요예측에는 220억원만이 유입됐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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