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자금 사정 개선 기대에 FX 스와프 시장도 긍정적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정부가 14일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10억 달러 규모의 달러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에 성공해 우리나라의 대외 신인도가 굳건하다는 점을 재확인하면서 서울외환시장과 외화자금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참가자들은 정부가 외평채를 적기에 좋은 조건으로 발행했다고 평가하면서 우리 경제와 원화 자산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봤다.

달러 조달 여건을 개선하는 기회가 된 만큼 외환(FX)스와프포인트의 상승 재료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외평채 성공 발행…신흥국 위기 차별화 확인

기획재정부는 10년 만기와 30년 만기로 나눠 각각 5억 달러의 외평채를 발행했다.

30년물 외평채 발행은 2014년 6월 이후 약 4년여 만이다. 투자자 주문은 발행 물량 대비 5.7배로 사상 최고치다.

특히 매우 낮은 금리로 외평채를 발행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10년물은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에 60bp가 가산된 수준에서 발행돼 기존 10년물 외평채의 가산금리보다 10bp 낮았다.

일반적으로 신규 발행 채권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이 추가 금리를 요구하기도 해 이례적이라고 평가된다.

최근 신흥국 전반의 외화 조달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매우 낮은 금리에 외평채를 발행하면서 '준 안전자산'으로서의 한국물 위상이 재차 확인된 셈이다.

문지성 기재부 국제금융과장은 "한국물에 대한 강한 수요를 보면서 투자자들의 신뢰도를 확인했다"며 "신흥국들의 달러 차입이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 차원에서 달러 외평채를 낮은 금리에 발행한 것인 만큼 우리나라 민간기업, 은행들의 달러 조달 비용도 그만큼 내려가 경제적 효과가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외평채 발행 필요한 이유는…벤치마크 마련과 투자 관계 개선

정부가 외평채를 발행하는 이유는 외환보유액을 확충하는 것에 더해 시장에 벤치마크를 제공하는 데 있다.

특히 외평채는 금리는 한국계 외화채권의 벤치마크로써 역할을 하는 만큼 민간 차입 비용에도 상당한 영향을 준다.

A외국계은행의 베테랑딜러는 "채권 투자자들의 큰 신뢰를 확인한 만큼 외평채를 적기에 발행했다고 본다"며 "국가신용도를 평가할 때도 베이시스나 주식,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환율 레벨을 많이 보지만 얼마에 채권을 발행하고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미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다른 지표를 고려하면 달러-원 환율에 큰 하락을 가져오진 않을 것"이라며 "한국에 투자하는 투자가들 입장에서도 낮은 금리에 성공적으로 외평채를 발행한 것을 보고 한국물 투자에 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계기"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FX스와프 상승 재료…영향은 제한

외평채 발행으로 달러 조달 비용이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스와프시장에는 상승 재료로 작용할 전망이다.

민간의 해외채 발행이 활발히 나올 경우 부채스와프 물량이 유입되면서 통화스와프(CRS)와 FX 스와프포인트가 오를 수 있어서다.

그간 외국인 투자자들의 재정거래 수요로 스와프포인트가 연초와 달리 단단한 하단 지지력을 보이고 있어 향후 장기물을 위주로 스와프포인트가 상승할지 주목된다.

다만 스와프 시장에서 시기적으로 분기말을 맞이한 데다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을 중심으로 활발히 나왔던 통화선물시장(IMM) 롤오버 관련 비드가 끝나고 있어 급격한 상승세는 제한될 수 있다.

B외국계은행의 스와프딜러는 "외평채 발행으로 장기물이 상승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10억 달러 규모면 스와프 시장에서 달러 유동성 측면에서 큰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지만 향후 달러가 더 활발히 들어올 수 있다는 의미라 크로스 쪽에서 올라가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IMM 롤오버가 거의 끝나가고 이제 9월 중반이라 곧 분기말 장이 온다"며 "추석 연휴가 짧아 곧 분기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고 외평채 발행이 잘됐다 해서 스와프포인트가 확 올라갈 거라고 보기엔 조심스럽다"고 덧붙였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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