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정부 당국자 발언에 채권금리가 출렁이면서 통화정책 결정의 정점에 있는 이주열 한은 총재의 입으로 시선이 쏠리고 있다.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14일 방향성을 제시할 재료가 없어 당국자 발언에 반응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이주열 총재의 발언이 나오기 전까지 어떤 것도 확신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국회 대정부 질문에 출석해 "금리 인상 여부와 관련해 심각하게 생각할 때가 충분히 됐다"는 발언을 하면서 장중 채권금리는 급상승했다.

이낙연 총리의 발언이 오전 11시께 나온 이후 10년 국채선물은 시초가 대비 40틱 이상 급락하며 변동성을 키웠다. 이후 시장은 다소 진정되면서 가격 하락폭을 줄였다.







<지난 13일 10년 국채선물 틱 차트>



지난 12일 신인석 한은 금통위원의 기자간담회 발언도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되면서 오후 채권시장 강세를 이끌었다.

갑작스러운 변동성 확대에 시장참가자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중개인은 "발언을 살펴보면 원론적인 수준으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했다"면서도 "시장은 갑작스러운 금리 발언에 일단 움직이고 보자는 심리가 강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만큼 시장의 불안 심리를 방증하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결국 이주열 총재의 발언이 가장 중요한데 이 총재가 너무 말을 아끼는 것 아니냐는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이럴 때일수록 통화정책 수장이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발언에 파월 연준 의장이 대응했던 것처럼, 정부 말에 휘둘리지 않는다는 인상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론적인 발언이라고 설명했지만, 결국 이 총리의 발언 이후 한은의 정책운용 여지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를 올리면 또 정부 영향을 받았다는 얘기가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전일 이낙연 국무총리의 금리 발언 이후 이날 아침 한은은 윤면식 부총재를 통해 입장을 전했다.

윤 부총재는 "부동산만을 겨냥해 통화정책을 하지는 않는다"며 "금통위가 한은법에 따라 기준금리를 중립적이고 자율적으로 결정할 것이다"고 선을 그었다.

금융시장의 불만은 여전하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어제 이 국무총리 발언을 적절하지 않다고 언급한 것도 김동연 부총리이고, 오늘 아침에도 한은 부총재가 입장을 전했다"며 "총재가 너무 말을 아끼는 것 같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오는 10월 18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이주열 총재의 발언을 들을 기회는 2번 정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출근길에서 기자들의 질의·응답이 있을 수 있고, 10월 5일 예정된 기자단 워크숍에서 이 총재의 발언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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