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국내 은행이 여전히 최소한의 기본수익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권흥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16일 '국내은행의 수익성은 적정한가' 보고서에서 "은행에 요구되는 최소한의 기본 수익성을 금융중개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자본적정성을 유지하는 수준으로 정의하면 현재 수익성은 여기에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은행의 수익성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익성의 정점을 찍은 2011년 수준은 물론, 글로벌 100대 은행들과 비교해도 낮은 편이기 때문이다.

상반기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8조4천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천억원 늘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은행이 소비자에게 높은 이자율을 부과해 과다하게 이익을 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은행의 총자산순이익률(ROA)와 자기자본순이익률(ROE), 순이자마진(NIM)은 각각 0.69%와 8.91%, 1.67%를 기록했다.

2011년 상반기 ROA는 1.16%, ROE와 NIM은 각각 14.34%와 2.34%로 지금보다 훨씬 높았다.

권 연구위원은 "국내은행의 수익성과 이익규모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이를 벗어났다"며 "그러나 시장금리를 반영한 NIM의 하향추세와 은행간 경쟁 심화, 사회공헌 확대 등이 맞물리며 현재 수익성은 2011년과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주요 은행의 수익성과 비교해도 국내은행의 수익성은 크게 뒤쳐진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글로벌 100대 은행에 포함된 국내은행은 KB금융그룹과 산업은행, 신한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우리은행, 기업은행 6개다.

이들 6개 은행의 평균 ROA는 0.57%로 국내 은행을 제외한 94개 은행의 평균(0.76%)보다 낮았다.

6개 은행의 ROE와 NIM은 각각 7.95%와 1.76%로 94개 글로벌 은행의 평균치인 9.86%와 2.04%보다 모두 뒤쳐졌다.

이에 은행이 실물경제 성장에 필요한 금융서비스를 충족시켜주는 금융중개기능을 수행하면서도 일정 수준의 배당도 가능한 수익성을 '최소한의 기본 수익성'이라고 가정하면 국내 은행의 수익성은 여전히 일정 수준 이하라는 게 권 연구위원의 판단이다.

권 연구위원은 "은행이 장기적으로 최소한의 기본수익성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실물경제 성장에 따른 금융서비스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거나 추가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실물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가계부문에서는 전세자금대출 또는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커지고, 기업부문에서는 창업과 성장을 위한 대출 수요가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은행이 최소한의 기본수익성을 달성하지 못해 자기자본비율이 하락하면 결국 금융중개기능을 수행할 수 없게 된다"며 "은행들은 현재 수익성에 안주하지 않고 수익성 개선을 통해 스스로 자기자본 확충을 지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특히 계속기업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선 적극적인 인수합병(M&A)과 지분투자를 통한 장기적인 전략도 요구된다"며 "금융산업의 변화에 따라 디지털 혁신도 필요한만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선 국내 은행에 더 높은 수익성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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