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국내 저소득층의 금융부채가 비거주 부동산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꾸준히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수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16일 '저소득층 금융부채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저소득층의 금융부채가 비거주 부동산담보대출 중심으로 많이 늘어나 이에 대한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우리나라의 금융부채는 대개 담보대출 증가세에 기인했는데, 특히 저소득층인 소득 1분위의 경우 거주주택의 담보대출 증가로 인해 부채가 증가한 다른 소득분위와 달리 비거주 부동산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했다는 게 이 연구위원의 분석이다.

실제로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소득 1분위의 대출 증가는 거주주택담보대출 위주로 증가한 소득 2·3·4분위와 달리 거주주택 이외 주택 담보, 주택 이외 부동산 담보 등 비거주 부동산담보대출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 1분위의 경우 평균 금융부채에서 거주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3월 40.3%에서 지난해 3월 42.2%로 1.9%포인트(p)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거주주택담보가 아닌 부동산담보대출은 10.8%에서 19.6%로 8.8%p 급증했다.

이는 소득 2·3·4분위의 경우 같은 기간 거주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8.3%p, 4.8%p, 3.9%p 증가하며 거주주택이 아닌 부동산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든 것과 상반된 결과다.

또한, 소득 1분위의 경우 금융부채 중 신용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해서 감소했으나, 소득 4·5분위의 신용대출은 늘었다.

이처럼 저소득층 중에서 금융부채 보유 가구 비중이 줄어드는 가운데 대출 규모가 비거주 부동산 담보 대출 위주로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현상은 이들의 자금 용도에 대한 모니터링을 바탕으로 가계부채 정책을 도입해야 함을 시사하고 있다는 게 이 연구위원의 판단이다.

이 연구위원은 "금융부채 보유 가구 비중의 감소와 신용대출 금액 감소로 볼 때 저소득층의 자금 접근성과 가용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소득 1분위의 비거주 부동산 담보 대출의 증가는 소득 1분위 중 담보로 제공이 가능한 거주목적 외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가구의 비중이 예상보다 유의한 수준일 수 있다"며 "담보력이 취약한 저소득층에 대한 자금 수요와 대출이용 기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jsjeo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