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4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의 대중국 관세 부과 우려가 다시 불거졌지만, 반도체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보합권에서 혼조 마감했다.

미 국채 가격은 생산과 소비지표 호조에 하락했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6주 만에 다시 3%대를 터치했다.

달러화 가치는 지표 호조에 국채수익률 상승이 더해져 올랐다.

뉴욕 유가는 미국의 이란 원유 제재에 대한 우려 등으로 반등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재개 기대가 있던 상황에서 이날은 상반된 소식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 2천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 부과 방안을 진행하라고 전일 참모진에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중간선거를 앞두고 중국과의 무역협상 타결에 대한 압박을 느끼고 있다는 일부 시각에 대해서도 '압박은 없다'고 호언장담하는 등 완고한 자세를 보인 바 있다.

터키와 러시아 등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신흥국 통화 약세 현상이 다소 진정된 점도 시장의 불안 심리를 완화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대체로 호조세를 보였다.

상무부는 지난 8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1% 늘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0.4% 증가였다. 소매판매는 여섯 달 연속 증가했지만, 7월에 비해 증가 폭이 크게 떨어졌다.

다만 7월 소매판매 증가율이 기존 0.5%에서 0.7%로 상향 조정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발표한 8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4%(계절 조정치) 늘어 시장 기대 0.3% 증가를 상회했다. 자동차와 유틸리티 등의 생산이 호조를 보였다.

9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100.8로, 전월 확정치인 96.2보다 상승했다. 시장 기대치인 96.1을 훌쩍 넘었고, 2004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 노동부는 8월 수입물가가 전월 대비 0.6%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월간 하락률은 최근 2년 6개월 만에 가장 컸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68포인트(0.03%) 상승한 26,154.6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0.80포인트(0.03%) 오른 2,904.9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67포인트(0.05%) 하락한 8,010.04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번 주 0.92% 올랐다. S&P500 지수는 1.16% 상승했고, 나스닥은 1.36% 올랐다.

시장 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정책 관련 소식과 주요 기술주 움직임, 소매판매 등 미국 경제 지표 등을 주시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재개 기대가 있던 상황에서 이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 2천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 부과 방안을 진행하라고 전일 참모진에 지시했다는 상반된 소식이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하지만 행정부가 앞선 의견 수렴 과정에서 제기된 우려를 반영해 관세안 수정을 진행하면서 발표가 지연됐다고 전했다.

장 초반 상승세를 유지하던 주요 지수가 하락세로 빠르게 돌아섰다.

다만 지수 낙폭은 제한됐고, 이후 차츰 반등하며 보합권으로 장을 마감했다.

최근 불안했던 반도체 기업 주가가 이날도 회복세를 보인 점이 시장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반도체 주 중심의 상장지수펀드(ETF)인 '반에크 벡터 반도체 ETF(SMH)'는 이날 1.0% 올랐다.

엔비디아와 AMD 등의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터키와 러시아 등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의 불안 심리를 완화했다.

다만 터키에서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재차 피력하면서 리라화의 변동성이 소폭 커졌다.

아르헨티나에서도 이번 달 지원될 것으로 예상됐던 국제통화기금(IMF)의 30억 달러 자금 지원이 지연됐다는 보도가 나오며 다소 약세를 보였다.

이날 종목별로는 AMD 주가가 7.4%가량 급등했다. 엔비디아도 1.9% 올랐다. 반면 애플 주가는 미국의 대중국 관세 부과 우려로 1.1% 하락했다. 애플은 관세 부과 시 자사 제품이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었다.

업종별로는 금융주가 0.66% 올랐고, 에너지주는 0.56% 상승했다. 기술주는 0.02% 올랐다. 반면 필수소비재는 0.23% 하락했다. 유틸리티도 0.54% 내렸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점진적인 금리 인상이 계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증시의 낙관론이 유지되는 가운데, 무역정책 관련한 부정적인 소식에도 저항력이 향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펄스널 캐피탈의 크레이그 벌크 수석 투자 담당자는 "(무역 관련)부정적인 뉴스만 없다면 시장은 상승하고 싶어 한다"며 "투자자들은 여전히 무역 관련한 협상이 당분간은 진행될 것으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뉴스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갈수록 무뎌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7.4%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2.43% 하락한 12.07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2.8bp 상승한 2.992%를 기록했다. 장중 3.001%를 기록하며 지난 2일 이후 처음으로 3%대를 찍었다.

이날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달 1일 이후 가장 높으며, 이번 주 4.8bp 올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보다 2.5bp 상승한 2.781%를 나타냈다. 2008년 7월 이후 최고치다. 이번 주 7.5bp 상승했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2.7bp 오른 3.129%를 보였다. 7월 6일 이후 최고치며 이번 주 2.6bp 상승했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20.8bp에서 이날 22.1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이날 국채 값은 각종 경제 지표를 앞두고 꾸준히 상승하다 소매판매, 산업생산, 소비자태도지수 등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하락 폭을 확대했다.

미국의 지난달 소매판매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증가세를 보였지만, 7월 수치가 상향 조정된 점에 주목했다.

8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1% 늘어 시장 예상치인 0.4% 증가에 미치지 못했지만, 7월 소매판매는 0.5% 증가가 0.7% 증가로 수정됐다.

맥쿼리 그룹의 티에리 위즈먼 글로벌 금리·통화 전략가는 "소매 판매를 보면서 시장이 3분기 GDP 추정치에 집중하는데, 아마도 4%에 근접할 것 같다"며 "7월 수치의 상향 조정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소비자지출은 미국 경제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다. 이 때문에 자주 GDP의 선행 지표로 간주된다.

여기에 소비자태도지수도 100.8로 상승해 2004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따르면 8월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0.4%(계절 조정치) 늘어나 시장 예상치 0.3% 증가를 웃돌았다.

이날 지표들은 연준의 금리 인상 지속을 지지할 만큼 아주 탄탄했다. 오는 12월에 올해 네 번째 금리 인상 가능성을 80% 반영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올리버 존스 분석가는 "지표들이 전반적으로 내년 중반까지 분기에 한 번 연준의 25bp의 금리 인상을 지지했다"며 "다음 금리 인상은 이번 달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무역분쟁 우려는 국채수익률 상승 폭을 제한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재개 기대는 커졌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협상 타결이 급하지 않다고 말한 데다 2천억 달러에 대한 관세 부과를 강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엇갈리고 있다.

존스 분석가는 "중국과의 무역 전쟁 우려로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으로 자금 유입이 거세지만, 통화 정책에서 오는 상승 압력을 상쇄하기는 충분치 않을 것"이라며 "재정 부양과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가 여전히 채권 공급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2.0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1.91엔보다 0.09엔(0.08%)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624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689달러보다 0.0065달러(0.56%) 하락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0.21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30.84엔보다 0.63엔(0.48%)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0.45% 상승한 94.960을 기록했다.

다만 이번 주에는 0.44% 하락했다. 이는 3주래 최고 가장 안 좋은 흐름이다.

이날 달러지수는 장 초반 하락세를 보이다 산업생산, 소매판매, 소비자태도지수 등의 지표 호조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여기에 최근 2주래 최고치로 뛰어오른 유로화가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달러 상승을 도왔다.

이날 유로-달러는 장 초반 1.17선 위로 올라서 지난달 30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생산자물가지수(PPI),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미국의 인플레이션 지표가 잇따라 시장 예상을 밑돌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를 던 영향이다. 인플레이션 상승은 달러 상승 요인이다.

냇웨스트 증권의 브라이언 다인거필드 전략가는 "이날 지표는 강했고 달러를 지지했다"며 "국채수익률이 높아진 점 역시 달러 강세에 힘을 보탰다"고 말했다.

지표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10년 만기 미국 국채수익률은 3%대를 회복했다.

전일 터키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크게 올랐던 이머징마켓 통화는 소폭 약세를 보였다.

리라화는 전일 4% 이상 오른 뒤 이날은 0.83% 떨어졌다. 달러-리라는 6.1310을 기록했다.

이번 달 지급 예정이던 국제통화기금(IMF)의 30억 달러가 보류됐다는 소식에 아르헨티나 페소는 0.62% 하락했다. 인도 루피도 약세였다.

중국 위안화는 역외에서 0.48% 하락했다. 중국의 혼재된 경제 지표에 소폭 하락하던 위안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천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 부과를 강행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낙폭을 키웠다.

반면 러시아 루블은 러시아 중앙은행의 예상치 못한 기준금리 인상에 0.22% 상승했다.

중국과 관련된 무역 긴장 소식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호주 달러도 0.56% 올랐다. 지난주 2년 6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던 호주 달러는 이번 주 1% 이상 상승했다.

RBC의 아담 콜 수석 통화 전략가는 "호주 달러가 아시아통화를 대변하며 하락했다"며 "최근 호주 달러 약세는 기회"라고 주장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40달러(0.6%) 상승한 68.9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이번 주 1.8% 상승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국의 이란 제재 위험과 허리케인 '플로렌스' 영향 등을 주시했다.

마니샤 싱 미 국무부 경제 차관보다 전일 의회에서 의원들에게 이란 제재를 이행하지 않는 나라들에 '강한 행동'을 취하겠다는 발언을 내놓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원유 매수 심리를 지지했다.

싱 차관보는 이란 원유 구매를 '제로'로 줄이는 것을 포함한 대 이란 제재에 동참하지 않으면 미국이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글로벌 원유 수요가 탄탄하다는 시각이 부상한 점도 유가에 상승 압력을 가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신흥국 불안에 따른 수요 둔화 위험 등을 지적하면서도 올해와 내년 글로벌 원유 수요 증가 규모 전망은 각각 하루평균 140만 배럴과 150만 배럴로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IEA는 또 이란과 베네수엘라 등의 공급 감소로 원유 공급이 빠듯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내놨다.

전일 IEA의 신흥국 불안 경고에 반락했던 유가는 이날은 양호한 수요 전망과 공급 우려에 초점을 맞췄다.

유가 급락이 과도했다는 시각도 이날 유가 반등의 요인으로 풀이된다.

시장은 허리케인 플로렌스의 영향에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플로렌스는 1등급으로 등급이 낮춰지긴 했지만, 여전히 폭우와 강풍을 동반해 원유 수송 설비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우려를 나았다.

플로렌스는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에 상륙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가는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우려가 다시 불거지면서 상승 폭이 제한됐다. 미국과 중국이 대화에 나설 것이란 기대로 강화됐던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재차 위축됐다.

전문가들은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재 부담이 커지면서 유가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지만,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80달러 선의 저항도 강한 만큼 유가가 등락을 반복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페트로매트릭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전일의 유가 움직임은 브렌트유 배럴당 80달러가 강한 저항선이라는 점을 확인했다"며 "이란 제재로 브렌트유가 80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기대도 강하지만, 현재까지는 79달러 이상에서 원유 매수는 오래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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