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이 미국이 제안한 고위급 무역협상을 거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중국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미국이 수일 내 중국산 제품 2천억 달러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알려진 이후 나온 소식이다.

앞서 WSJ은 미국이 이르면 17일이나 18일에 중국산 제품 2천억 달러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양웨이민(楊偉民) 전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부주임은 "중국은 미국과 결코 협상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 적이 없다"라며 "그러나 미국 측이 무역협상 해결에 성의를 보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중국 외교 정책 분야 고문으로 활동하는 현 고위 관리는 "중국은 머리에 총이 겨눠진 상태로는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중국 측은 무역 위협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는 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겠다는 뜻을 재차 강조해왔다.

중국의 이 같은 태도 변화는 미국이 조만간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공세가 지속하는 상황에서는 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주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류허(劉鶴) 중국 경제담당 부총리에 새로운 무역 회담을 요청하는 초청장을 보냈다고 밝힌 바 있다.

WSJ에 따르면 류 부총리는 오는 27~28일 워싱턴DC를 방문할 계획이며 이보다 앞서 지난 미국과의 협상을 이끈 왕서우원(王受文) 중국 상무부 부부장이 협상단을 이끌고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하지만 중국은 현재 양 일정을 모두 재고하고 있으며 미국이 추가 관세를 발표할 경우 회담을 취소할 가능성도 있다고 정통한 소식통들은 전했다.

다만 한 관리는 "현재로서는 불확실성이 많다"라며 "만약 추가 관세가 나올 경우 중국 측은 (미국을) 가지 않는 방안을 확실히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최종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압박에 대응해 중국이 미국 제조업체들의 공급망에 직접 타격을 주는 방안을 통해 공세를 한 단계 높이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중국 지도부에 자문하는 일부 정부 관리들은 자재나 장비, 다른 주요 부품들의 미국 판매를 제한하자고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규제는 중국에서 부품을 조립하는 애플의 아이폰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관리들은 전했다.

WSJ은 애플은 이와 관련한 코멘트 요청에 즉각 답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러우지웨이(樓繼偉) 전 중국 재정부장(재무장관)은 이날 미국과 중국 학자 및 기업가들이 모인 행사에서 중국이 보복 카드로 수출 규제를 채택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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