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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수연의 전망대> 채권 할인율로 본 부동산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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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8.09.17  07:4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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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인포맥스) 금리 수준으로만 보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우울하다. 장기금리가 지나치게 낮아서다. 지난 12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50년물이 연 2.09%에 6천600억 원 규모로 낙찰됐다. 하루짜리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연 1.50%인 나라에서 50년간 자금을 빌리는 돈의 프리미엄이 0.6% 포인트도 되지 않는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의 금리 전망이 사실이라면 자산시장에는 재앙이다.

    부동산 시장은 채권전문가와 의견이 다른 것 같다.2018년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펄펄 끓고 있다. 시중 여론은 '부동산시장이 미쳤다'는 다소 험악한 평가로 이어지고 있다. 집 없는 서민들의 박탈감이 분노로 이어진 결과다. 화들짝 놀란 정부는 종합부동산세를강화하고대출을억제하는등 제도적 뒷받침을통한 투기수요 단속에 나섰다.

    이른바 '9.13 대책'의 핵심인 실수요자를 위한 공급 대책은 오는 18일에 발표될 예정이다. 수도권 외곽이 될 것으로 추정되는 입지선정을 둘러싸고 일부 전문가들은 벌써 대책이 될 수 없다고 평가절하고 있다.

    ◇부동산 정책 싱가포르에서 배워라

    채권과 연기금의 자산운용에 정통한 일부 전문가들은 싱가포르의 부동산 정책에서 한국 정부도 시사점을 얻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시민권을 가진 가구의 90.5%가 자기 집을 가진 나라다.(2015년 10월12일보도한 '부동산정책 싱가포르에서 배워라' 참조) 그 가운데 82%가 정부가 공급한 공공주택이다. 싱가포르가 주택 자가보유율을 90% 수준으로 끌어올린 비결을 보면 주택 보급에만 공을 들이는 우리나라 정책 당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공급측면보다 주택 실수요자를 집중 지원하는 수요 중심의 주택정책을 펼쳤기 때문이다.

       




    <중앙연금기금(CPF:Central Provident Fund)을 활용한 싱가포르의 공공주택정책>



    싱가포르는 실수요자의 주택 구매력을 높여주기 위한 방안으로 중앙연금기금(CPF:Central Provident Fund)을 적극 활용했다. CPF는 우리나라의 국민연금과 같은 성격이지만 조성기금을 가입자의 자가주택 구입지원,의료,교육 등에 활용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CPF는 일반계정(ordinary account), 특별계정(special account), 의료계정(medisave account) 등 크게 3개 계정으로 구분된다. 특별계정은 노후 자산 축적 및 강화를 위해 은퇴 관련된 금융상품에 투자하고 의료계정은 입원과 의료보험에 사용된다. 전체의 39%로 가장 비중이 큰 일반계정이 주택구입, 교육 목적으로 사용 가능한 기금이다. 정부가 연 2.5% 수익을 보장한다. CPF의 일반계정 자금은 주택구입시 초기자금(down payment) 불입에 사용될 수도 있고 매월 지급되는 원리금 상환액(monthly housingpayment)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

    싱가포르는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해서는 보조금도 지급한다. 재정을 동원해서라도 자가보유율을 올리겠다는 수요자 중심의 주택정책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우리도 국민연금 활용하자

    우리도 650조원이나 되는 국민연금이 있지만 미국채 등 선진국 자산을 취득하는 데 많은 재원을 투입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상당부분은 연 3% 수준인 미국채 30년물 등에 환헤지도 하지 않고 집중 투자되고 있다. 우리의 노후 쌈짓돈이 미국 등 선진국 경기를 뒷받침하는 데 쓰인 셈이다.

    이제 이 돈 가운데 일부를 국민의 주거 복지와 국민연금의 자산듀레이션을 늘리는 데 쓰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만 인수 가능한 특수채를 발행하는 게 순서다. 연 3% 중반 혹은 4%초반대의 30년물 정부 보증채면 적당할 듯 하다. 실수요자가 금리비용 절반을 내고 재정이 나머지 절반의 금리를 부담하면 100조원을 유동화해도 가계와 정부가 부담해야 할 금리 비용은 연 2조원(연 2%) 안팎 수준이다.

    재원이 조달되면 역세권에 포진한 국유지에 초고층 공공임대 아파트를 집중적으로 건설할 필요가 있다. 양재역 근처 서초구청을 50~80층 등 기술적으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초고층 아파트로 재개발하면 택지 조성에 필요한 시간을 줄일 수 있다.종로구청,서초경찰서,성동구치소 부지 등 서울 시내에직주근접의 실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국유지는 많다. 원금 회수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금싸라기 땅에 건설된 알토란 같은 부동산 실물이 있어서다. 연기금만 인수 가능한 30년물 특수채를 발행하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연기금의 가장 큰 고민인 자산 부채 듀레이션 미스매치를 해소하는 데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책에도 혁신이 필요하다. 꾸물거릴 틈이 없다. 집 없는 서민들의 분노가 너무 크다. (취재부본부장)

    ne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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