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르면 17일(현지시간) 2천억 달러에 대한 관세를 발표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중국 관영 언론은 이에 대한 강한 반발을 드러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 발표 직후인 16일 밤늦게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영자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헤게모니가 더 이상 미국에 결실을 주지 않는다'라는 사설을 발표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 사설에서 "무역전쟁에서 미국의 연속적인 도발에 대응해, 중국은 단순히 방어만 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은 가장 실현 가능한 수단을 보복조치로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글로벌타임스는 무역전쟁 국면에서 미국이 협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채찍과 당근 수법을 쓰는 것은 이제 새로운 전략이 아니라면서 미국의 일방주의적이고 헤게모니적인 태도는 중국의 단호한 보복조치를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설은 "중국은 더 아름다운 (중국의) 보복조치를 기대하고 있으며 미국이 느끼게 될 고통을 더 심화시킬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글로벌타임스는 무역전쟁 확전 과정에서 중국은 미국이 미국과 중국 간의 교역·경제 관계를 줄이고 싶어한다는 점을 인지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글로벌타임스는 현대의 미중 무역·경제관계는 굉장히 밀접하게 연계돼 있으며, 일방주의적 조치에 따라 파괴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은 힘으로 미중 관계를 재편하기 위하고 헤게모니를 강화하기 원하지만, 오늘날의 세계에서는 헤게모니로 관계가 쉽사리 조작되기 어렵다고 주장하면서 중국은 어떤 권력으로도 하여금 위압적인 태도를 통해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국 전문가와 정치권 사이에서도 대미 강경파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러우지웨이 전 중국 재정부장(재무장관)은 지난 주말 열린 중국발전 특별포럼에서 중국이 대미 '수출 규제' 카드를 꺼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중국의 보복이 현실화되면 무역전쟁이 통제 범위 이상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도 따르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소식통은 중국의 수출 규제 카드 도입은 미국의 매서운 보복을 이끌 가능성이 크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전했다.

이 소식통은 "러우지웨이 전 재정부장의 접근은 미국 정부 내에서의 최고 강경파에게 힘을 실어 줄 것"이라며 이 같은 언급이 무역갈등에 불을 지를 가능성을 우려했다.

hrl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