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국내 대형저축은행들이 대출 총량의 증가에도 건전성 개선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위험성이 큰 고금리 대출보다는 중금리 대출을 장려하면서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높은 사람들의 대출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의 상반기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은 5.41%로 전년동기대비 2.48%포인트 낮아졌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 중 하나로 대출해준 총액 중 4개월 이상 돌려받지 못한 대출비율을 말한다.

고정이하여신비율 수치가 낮을수록 건전성이 높다고 평가를 받고 금융당국은 고정이하여신비율이 8% 이하가 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국내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5.1%로 지난해 말과 동일한 수준이었다.

특히, SBI저축은행 등 대형저축은행들은 고정이하여신비율 감소세가 이어졌다.

JT 친애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6.54%로 0.77%포인트 감소했고 웰컴저축은행은 8.28%로 0.63%포인트, KB저축은행은 1.43%로 2.42%포인트 각각 줄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부실 저축은행 인수 당시 가지고 있던 고위험 대출 자산이 감소하고 있고 신규 중금리 대출이 늘어 건전성이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금융당국이 중금리 대출 확대를 권고하면서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높은 대출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금융소비자 보호 등을 위해 저축은행의 중금리 대출금리 상한을 20% 미만으로 설정했다.

또한, 중금리 대출 활성화 차원에서 저축은행 영업구역 내 의무대출 비중 규제를 완화해 적용하며 중금리 대출을 장려하고 있다.

이에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저신용으로 분류되는 7∼10등급·무등급 차주의 대출비중은 2016년 말 30.1%에서 작년 12월 26.1%, 올해 4월에는 24.6%까지 낮아졌다.

반면, 저축은행들은 중신용 대출비중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6년 말 중신용 대출비중은 60.4%이었으나 올해 4월 말 65.3%로 비중은 4.9%포인트, 규모는 1조4천200억 원가량 늘었다.

이밖에 저축은행들이 신용평가시스템(CSS)을 고도화하고 있는 것도 건전성 개선에 큰 역활을 하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 2017년 핀테크TFT를 신설하고 신용평가시스템 개선,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리스크 관리 능력 제고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새롭게 개발된 신용평가시스템은 연체율을 감소시키고 수익 증가에 기여하는 등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해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주요 저축은행의 건전성과 경영상황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금융당국은 대내외 불안요인에 선제 대응해 리스크를 관리하겠단 방침이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대내적으로는 가계부채 증가와 고용부진 등 불안요인이 잠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 가계·기업대출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잠재부실 증가에 대비해 내부유보를 확대하는 등 건전성을 제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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