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세 번째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으로 출발했다.

비핵화 협상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하는 만큼 평양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18일 오전 8시 47분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1호기 편으로 평양을 향해 출발했다.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지난 16일에 떠난 서호 청와대 통일정책 비서관 등 선발대를 제외하고 공식수행원과 특별수행원을 포함한 100여 명의 방북단이 문 대통령과 함께 떠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등 경제단체장들도 특별수행원으로 문 대통령과 동행했다.

문 대통령 일행은 서해직항로를 활용해 이동하며 오전 10시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후 북측이 주최하는 공식 환영행사가 열린다. 이 자리에는 김 위원장이 직접 나와 문 대통령을 영접할 확률이 높다.

오찬을 마치고 오후에는 문 대통령의 2박 3일 평양 체류 기간 중 김 위원장과의 첫 정상회담이 열린다.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가 북미 간 비핵화 촉진인 만큼 분위기는 가볍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을 맡은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17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문을 연 남북정상회담 메인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과 북미 간 비핵화 대화 촉진, 남북 간 군사적 긴장과 전쟁 위협 종식을 3대 의제로 논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세 가지 의제 중 가장 많은 관심이 쏠리는 의제는 역시 북미 간 비핵화 대화 촉진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방북 당시 이뤄진 남북정상회담에서 한 번도 다뤄지지 않은 의제인 데다 각론을 둘러싼 북미 간의 견해차가 작지 않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전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우리가 주도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므로 미국의 비핵화 조치 요구와 북측의 적대관계 청산·안전보장을 위한 상응조치 요구 사이에 어떻게 접점을 찾을지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임 실장도 같은 날 "비핵화라는 무거운 의제가 정상회담을 누르고 있다"며 "이 대목이 매우 조심스럽고, 어렵고, 또 어떤 낙관적 전망도 하기 어려운 점이다"고 토로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북측의 환영예술공연을 관람하고서 환영 만찬에 참석하는 것으로 첫날 일정을 마무리한다.

남북 정상은 문 대통령의 방북 이틀째인 19일 오전에도 한 차례 더 정상회담을 열 예정이다.

여기서 성공적으로 합의하면 합의 내용을 발표하는 공동기자회견이 열릴 수 있으나 합의 수준에 따라 추가적 회담이 열릴 수도 있다.

문 대통령의 중재안을 통해 북미 간 접점을 찾을 실마리가 풀린다면 다음 주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하는 계기에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남북미가 종전선언을 한다는 문 대통령의 구상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방북 이틀째는 정상회담 외 대동강 변 옥류관 오찬, 평양 주요 시설 참관 및 환송 만찬 등의 일정이 예정돼 있다.

방북 사흘째인 오는 20일, 문 대통령은 평양 순안공항에서 환송행사를 마친 후 2박3일간의 방북 일정을 마무리하고 서울로 향할 계획이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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