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수년래 최악을 기록한 고용지표를 뒤집어 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8월 취업자 수 증가가 3천 명에 그쳤지만 인구 구조 변화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현실화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또 상용근로자의 증가 덕분에 고용 악화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18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통계청의 8월 고용지표에서 15~49세 연령대의 인구는 25~29세 층위를 제외하고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취업자 수가 감소한 층위는 인구가 감소한 층위와 정확히 일치하며, 이를 상쇄하는 취업자 수 증가는 대부분 인구가 증가한 연령대인 60세 이상의 취업자 증가로 나타났다.





<출처. 통계청>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전체로는 인구가 증가했는데, 젊은 계층이 감소하고 노인층이 증가했다"며 "취업자 수는 60대 이상이 아르바이트 형태 일자리를 갖는 경우가 많아지면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젊은 층의 인구가 감소하면서 같은 연령대의 취업자 수가 감소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볼 수 있다. 그 와중에 8월 전체 취업자 수가 감소하지 않고 3천 명이라도 증가한 것은 60대 이상의 취업자 수가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7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소수의견을 발표한 이일형 금통위원도 "생산가능 인구 감소와 고령화 진전은 우리 경제의 저축, 투자, 노동 공급 등 거의 모든 부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특히 최근 빠르게 줄어드는 15~59세 생산가능 인구는 수년간 지속하고 있는 평균 근로시간 하락과 더불어 총 노동 공급을 줄였다"고 말한 바 있다.

임금근로자 가운데 상용근로자가 증가한 것도 참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상용근로자의 증가 덕분에 전반적인 고용 악화가 소비의 둔화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고용 통계에 따르면 8월 상용근로자는 27만8천 명 증가했고, 임시근로자와 일용근로자는 각각 18만7천 명, 5만2천 명 감소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용 근로자의 임금 수준이 임시직과 일용직보다는 높을 수밖에 없다"며 "(고용 악화가) 소비에 영향이 있기는 하겠지만 우려하는 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실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주요 소비 계층은 49세 미만의 상용근로자 층이고 비상용 근로자층의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기 때문에, 비상용 근로자가 줄었다고 소비의 둔화로 연관시키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인구 구조 변화와 상용 근로자 수 증가를 고려하더라도 전반적인 고용 상황이 악화하고 있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우리 경제 상황이 좋지 않고 도소매, 사업시설, 제조업 등에서 취업자 수 감소가 지속하고 있다"며 "인구 증가 폭이 감소했다는 것만으로 취업자 수 부진을 설명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김명실 연구원도 "전반적으로 봤을 때 고용시장이 개선됐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jhha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