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단기채권펀드가 글로벌 자금의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금리 상승기에 전반적인 채권 투자는 고전할 수 있지만, 단기 수익률은 꾸준히 오를 것이란 관측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CNBC는 17일(현지시간) "단기채권펀드는 투자자의 고금리 투자 욕구와 단순한 현금 보유 성향 등으로 지난 몇 년간 방치됐었지만, 이제는 일정 수준의 수익률을 내는 안전한 투자처로 주목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채권금리는 수 개월간 꾸준히 상승하고 있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고용 호조와 경제 성장 속에 연말까지 두 차례 추가 금리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온라인 투자회사 베터먼트의 댄 이간 이사는 "단기채권은 어떤 예금 계좌에서도 받을 수 없는 수익률 상승을 가능하게 한다"며 "채권 금리가 오르면서 향후 2~4년간 단기채권 수익률도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릴린치의 매트 딕조크 채권 전략가는 "지난 수년간 연준의 기준금리는 인플레이션을 크게 밑돌았기 때문에 단기 채권펀드는 인플레 대비 손실을 봤다"며 "이런 시장에 상전벽해와 같은 변화(sea change)가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채권금리 상승과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은 전반적인 채권 수익에 혼란을 줄 수 있지만, 단기 채권에는 영향이 제한적이다.

또한, 커브 플래트닝의 심화는 장기적인 채권 투자의 인센티브가 줄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채권의 장기 보유에 따른 프리미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슈로더스의 데이비드 넛슨 크레디트 리서치 헤드는 "채권시장에서 지금의 돈은 내일보다 더욱 가치 있다고 인식된다"며 "채권자(지위)를 장기적으로 연장할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지난 10년간 투자자에 영향을 미친 저금리라는 시장 역학이 크게 변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모닝스타의 알폰조 브루노 채권 애널리스트는 "금융위기 이후 작년까지 채권 투자자는 일부의 수익을 내기 위해 듀레이션 리스크를 장기화하며 커브를 따라 이동해만 했다"며 "이제는 투자자가 리스크 허용 범위를 재조정하고 재검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을 감내하는 능력으로 단기채권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처가 됐다. 특히, 주식시장은 올해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고, 장기채권펀드는 금리 상승기에도 수익률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핌코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단기적인 채권 투자 전략은 향후 10년간 연간 1% 미만의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추정됐다. 주식시장 15%와 장기채권전략의 10% 변동성과 크게 대조된다.

이간 이사는 "적어도 인플레이션을 웃도는 실질 수익률을 낼 수 있는 곳이 단기채권펀드"라며 "은행 예금보다는 저위험의 채권 계좌에 돈을 넣어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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