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김예원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제1부부장의 존재감이 또다시 드러났다.

김 부부장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세 번째 정상회담을 위해 18일 평양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 내외를 환영하는 공식 행사 곳곳에서 목격다.

김 부부장은 문 대통령이 이날 평양 순안공항(평양국제비행장)에 도착하기 전부터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김 부부장의 '출현'은 문 대통령 내외를 맞기 위해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순안공항에 나타날 것이란 것을 예측하게 했다.

김 부부장은 검은 투피스 정장 차림으로 미리 현장에 나와 환영행사 전반을 총괄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평양에서 11년 만에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이라는 점에서 긴장한 모습도 역력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순안공항에 도착해 북한측 화동으로부터 받은 꽃다발을 챙기는 것도 김 부부장의 몫이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단상에 올라 북한 의장대를 사열하기 전에도 김 부부장은 함께 단상에 올라 자리를 안내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의장대 사열을 마치고 평양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는 순간에도 곁을 지켰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분주하게 움직이는 김 부부장을 따뜻하게 맞았고, 김 부부장도 환한 미소로 인사하는 모습이 여러차례 목격됐다.

김 부부장은 문 대통령 내외가 숙소로 사용할 백화원 영빈관에도 미리 나타나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김 부부장의 이러한 모습은 이전 1·2차 정상회담 때와 북미정상회담 때도 같았다.

그는 지난 4월 판문점에서 열린 첫 남북정상회담 당시에도 김영철 당 부위원장과 함께 배석해 향후 남북관계와 비핵화, 평화체제 전 과정에서 막중한 역할을 할 것임을 시사했다.

당시에도 그는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만나고 의장대를 사열하는 과정에서 화동의 꽃다발을 받아 처리하는가 하면 가까운 거리에서 따라가며 보좌했다.

지난 5월 2차 남북정상회담 때 판문점 통일각에서 문 대통령을 맞이한 것도 그였다.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 때는 공동 합의문 서명식에서 김 위원장 곁에 서서 가지고 있던 펜을 꺼내 뚜껑을 열어주고 합의문을 펼치며 김 위원장을 보좌했다.

북미 업무 오찬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참석해 위상과 정치적 입지를 짐작하게 했다.

앞서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 고위급 대표단으로 남한을 방문해 문 대통령을 만나 김 위원장의 친서와 공식 방북 초청 의사를 전달하는 등 남북 정상의 만남을 주선한 것도 그였다.

문 대통령은 이후 김 위원장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그에 대해 "남쪽에서는 아주 스타가 돼 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 제1부부장은 2014년 3월 치러진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투표소에 김정은 위원장을 수행하면서 북한 매체에서 처음 실명이 거론됐다.

2년 후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7기 1차 전원회의에서 당 중앙위원에 이름을 올린 뒤 17개월 만인 지난해 10월 당 제2차 전원회의에서 북한 권력의 핵심인 정치국 후보 위원에도 진입했다.

이후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북중정상회담 등 주요 행사에 나타나는 등 올해 들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북한 지도부의 행보에 빠짐없이 모습을 드러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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