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맥쿼리인프라·MKIF)의 주주총회를 하루 앞두고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기존에 펀드를 운용하던 맥쿼리자산운용을 코람코자산운용으로 교체할지를 결정하는 주총인 만큼 주주반대의사를 놓고 막판까지 기싸움이 한창이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운용사 교체를 주장하는 플랫폼파트너스는 일부 대량보유한 주주들의 집을 직접 방문하거나 우편으로 위임장을 보내는 등 주주들의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맥쿼리인프라 주가는 논란이 거듭되는 가운데 주당 9천230원으로 오르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맥쿼리인프라는 펀드 운용보수와 성과보수 인하 가능성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오름세를 보였다.

국내 고속도로와 대교 등에 투자하는 맥쿼리인프라는 배당 수익이 높고, 안정적인 주가 흐름이 장점으로 꼽혀왔다.

'주주 행동주의'를 내건 플랫폼파트너스가 비싼 운용보수를 지적하고, 운용사를 교체할 것을 주장하면서 투자자들도 결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다.

◇운용사 교체시 수수료는 절감…운용 변화는 리스크

투자자들의 고민은 그리 간단치 않다.

운용사 변경에 찬성한다면 현재 상황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된다. 아울러 운용사 변경이 되지 않으면 현재의 주식은 맥쿼리자산운용이 계속 운용하게 된다.

운용사 교체에 찬성한 서스틴베스트 등에 따르면 대체 운용사인 코람코자산운용이 제시한 운용보수 기준을 적용할 경우 과거 5년 간 주당 분배금의 증가분이 평균 118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운용사 교체시 새로운 운용사의 운용 전략이나 역량에 따라 수익률은 달라질 수 있다.

코람코자산운용은 최근 자료에서 "0.2∼0.3%의 보수를 받는 국내 인프라 펀드도 대부분 맥쿼리인프라와 비슷하게 에쿼티(equity)와 후순위 대출 투자를 한다"며 맥쿼리인프라 운용을 패시브 방식으로 해왔으며 앞으로도 이는 유지될 것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MKIF는 지난 10년간 신규 투자 실적이 없었고, 수동적 펀드운용을 하고 있다는 주장에 "MKIF는 주로 경영권 있는 지분에만 투자하는 액티브 펀드"라며 "최소수입보장약정(MRG)의 경우 MKIF의 주요 자산중 MRG에 의존하지 않는 자산이 다수 있어 지난 12년간 달성한 9.4%의 연 수익률에 기여하는 바가 매우 제한적"이라고 반박했다.

◇운용사 교체 반대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능성

운용사 변경에 반대하는 투자자들의 경우라면 고민은 더해진다.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운용사 교체 결정이 나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야 한다.

현재 보유중인 주식을 MKIF에서 사들이는 상황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포지션 정리나 다름없다.

주가가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맥쿼리자산운용이 계속 운용하기를 원하더라도 실제 주식매도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은 셈이다.

한편으로는 배당수익률은 물론 총주주수익률도 MKIF가 비교 펀드들을 웃돌았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린다.

MKIF는 "금융투자협회가 공시한 국내 공모 주식형 펀드 1천651개의 평균 보수는 배당금의 100%를 초과한다"며 "지난 1년간 MKIF가 지급한 배당금 대비 보수 비율은 실제로 17.8%였던 반면 국내 주식형 펀드 전체 평균은 99%를 초과했다"고 언급했다.

◇개인투자자들 "안정적 수익이 중요"

개인투자자들은 맥쿼리인프라의 안정적 수익률에 중점을 두고 있다.

운용사 교체 이슈에 주가가 오르는 것도 운용보수가 줄고, 수익이 늘 것이라는 기대가 있어서다.

맥쿼리인프라 주식을 보유한 한 개인투자자는 "운용사가 바뀌면 보수가 인하되니 나빠질게 없고, 바뀌지 않더라도 맥쿼리운용이 감시를 받고 있다는 인식에 종전처럼 수수료를 높게 받지는 않을 테니 투자자 입장에서는 큰 영향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수수료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수익률이 높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며 "대형 투자자들은 주로 운용사 교체를 반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덧붙였다.

맥쿼리인프라 주식의 투자 매력도가 향후에는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다른 개인투자자는 "금리가 점점 높아지면 5%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채권 결합형 상품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며 맥쿼리인프라의 수익률이 예전만 못할 수 있어 투자 매력도가 떨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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