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신은실 특파원 =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ECB가 아직 올해 말까지 예정된 채권 매입 프로그램 조정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지만, 올해 가을 이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드라기 총재는 20일 통화정책 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위원들은 앞으로 정책 변화를 논의하는 정확한 날짜를 정하지 않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며 "올해 가을에 논의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ECB의 통화정책 회의는 9월 초와 10월 말에 예정돼 있다.

드라기 총재는 유로화 가치가 달러화 및 다른 통화 대비 상승한 것이 이날 회의에서 위원들의 관심을 끌었다고 설명했다.

ECB는 이날 통화정책 회의 후 공개한 성명에서 경제 상황이 악화할 경우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확대할 준비가 돼 있다는 기존의 견해를 유지했다.

드라기 총재는 ECB의 이러한 결정은 채권 매입 프로그램이 빠르게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투자자들에게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이 채권 매입 프로그램이 빠르게 축소된다고 인식하면, ECB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기 전에 금리가 상승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드라기 총재는 "원치 않는 긴축 상황을 절대로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드라기 총재의 이러한 발언은 위원회가 양적 완화 프로그램 규모와 속도에 대해 매우 조심스러운 접근을 한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다.

그는 경제 회복 속도가 빨라졌다고 인정하면서도 물가 상승률이 상승할 것이라는 신호는 많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유럽 지역의 경제 상황을 검토했다"며 "그러나 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억눌려있다"고 말했다.

ECB는 현재 매달 600억유로 규모의 채권을 매입하고 있으며 이는 올해 말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많은 전문가는 ECB가 이 프로그램을 내년 1월부터 점진적으로 줄여갈 것으로 예상했다.

투자자들은 그동안 드라기 총재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향후 채권 매입 프로그램 축소와 관련한 신호를 줄 것으로 기대했다.

드라기 총재는 지난달 말 포르투갈 신트라 연설에서 긴축 가능성을 시사해 시장을 놀라게 한 바 있다.

es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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